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기업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대표 사례”

입력 2018-06-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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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14일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대영기자 kodae0@)

“시끄럽고 빌딩이 많은 도시에서는 오히려 고요함을 가진 공간이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백자처럼 말입니다.”

14일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는 신사옥 건축을 담당한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아모레퍼시픽의 신사옥은 지하 7층과 지상 22층으로 된 큐브 형태의 건물로, 1층은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문화공간이, 2~3층은 어린이집을 비롯한 공용 문화 공간, 5층은 임직원 전용 복지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치퍼필드는 “건물의 외관도 중요하지만 작업 공간과 사회적 공간으로서의 고민을 함께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 당시 △어떻게 하면 도시 전경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그러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이념을 드러내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고민했다고 전했다. 치퍼필드는 “서경배 대표의 여러 이념을 생각했을 때 해당 건물을 작업공간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직원들이 회사와 소통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건축 설계 당시 조선 백자의 달항아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사실에 대해 그는 “조선 백자의 경우 한국뿐 아니라 세계예술의 정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절제미의 핵심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끄럽고 빌딩이 많은 도시에서는 고요함을 가진 공간이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마치 백자의 아름다움은 절제돼 있지만 그 존재감은 강력한 것처럼 그렇다”고 답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치퍼필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신사옥을 모든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신사옥은 작은 마을의 역할도 하고 있다. 1층 사방에는 문이 나 있어 사람들을 공용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안내하고 있고 미팅장소와 공중 공원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이라며 “근처 용산 가족공원이 완성된다면 도시와 공원을 이어주는 게이트웨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념은 설계 과정에서 서경배 회장의 이념에 기초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 한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무소의 크리스토프 펠거 디자인 디렉터는 “서 회장이 일관되게 강조한 것이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공간인 동시에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적 공간이었다”며” “상업적 목적을 넘어 사회적 기여를 강조하는, 경영자로서는 흔치 않은 좋은 사례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사옥 완공 이후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직원들의 재택 근무 등에 대한 부분에 대한 언급도 했다. 치퍼필드는 “기관지나 호흡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문제는 아니고, 사용된 콘크리트와 락커 등을 말리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며 “사용된 재질이나 소재는 한국의 환경 규범을 모두 지켰고 오히려 유럽에서 수입해 왔기 때문에 더 높은 규범을 따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신사옥은 추후 영화제 개막식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의 장소로 활용되며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할 방침이다.

치퍼필드는 “신사옥은 안에서 일하는 사람과 외부 시민 모두에게 너그러움을 심어주는 건물로, 회사가 지역사회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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