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영웅’ 신태현·이성동 SK하이닉스 책임, CPR로 소중한 생명 살려내

입력 2018-06-05 09:18수정 2018-06-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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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이성동 책임(왼쪽), 신태현 책임(오른쪽)은 퇴근길 지하철에서 쓰러진 중년여성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내며 언론과 사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제공=SK하이닉스)
‘어벤저스, 영웅, 의인.’ 반도체 회사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신태현, 이성동 책임에게 붙은 새로운 별칭이다. 이들은 퇴근길 지하철에서 쓰러진 중년여성을 심폐소생술(CPR)로 살려내 언론과 사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이 현장을 마주하게 된 건 지난 4월 23일 오후 7시께 퇴근길 지하철역이었다. 한 중년 여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두 사람 눈 앞으로 쓰러졌다. 이를 본 이성동 책임은 큰소리로 응급상황을 알렸다. 주위 시민들의 119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신태현 책임은 여성의 호흡이 느껴지지 않자 곧바로 CPR을 시작했다. 1차 30회를 실시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서둘러 2차 CPR을 시작하려던 찰나, 이 여성이 ‘윽’하며 작은 신음을 토해내며 의식을 되찾았다. 두 사람은 지하철 객차 안 SOS 전화로 역무원을 호출했다. 이어 도착한 119 구급대원에게 환자를 넘겼다.

두 사람은 SK하이닉스 사내 안전교육 덕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SK하이닉스는 ‘안전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신념으로 SHE(Safety·Health·Environment, 안전보건환경)라는 비상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회사는 이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지속적인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10년 간 약 350억 원 출연을 약혹하기도 했다. 이 책임은 팀 내 SHE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다. 신 책임은 지난해 사내 CPR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사 정책상 팀별로 반드시 CPR 전문가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며 “8시간 동안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데 유아 심폐소생술, 생활 응급처치 요령, 하임리히법 등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 영웅으로 거듭난 신 책임과 이 책임이지만, 그 공은 서로에게 돌리는 훈훈한 모습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은 긴급한 상황에서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로 친구이자 동료인 서로를 지목한다. 이들은 “만약 혼자였다면 선뜻 나서기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동료와 함께 있었기에 용기가 났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전에 대한 인식과 교육의 중요성이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한다. CPR 교육의 중요성은 널리 알려졌지만, 따로 시간을 내어 교육을 받거나 일상생활에서 그 중요성을 실감하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많은 종류의 배움이 있고, 대부분의 배움은 나를 위해 사용됩니다. 하지만 CPR은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CPR은 나 자신이 아닌 사랑하는 이들을 살릴 수 있는 소중한 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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