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일본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하나

입력 2018-06-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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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줄이고 탄력적 인력 배치…단순업무 대신할 소프트웨어·재택근무 등 도입도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일본 아이치현에 위치한 도요타 모토마치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아이치/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의 근로시간 단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일본도 ‘일하는 방식 개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근로 방식을 다양화하며 해법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전날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이 통과됐다. 법안이 참의원까지 통과하면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잔업 규제와 동일노동 동일임금, 탈시간급제도 등이 핵심이다. 연장근무 시간은 연간 720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일본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일본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주요 7개국(G7) 중에서 가장 낮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퍼진 이유다.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을 두고 고민하면서도 성장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외식 체인점을 운영하는 로얄홀딩스는 지난해부터 70% 매장에서 영업시간을 평균 1시간 20분 단축했다. 쿠로스 야스히로 사장이 “연 7억 엔(약 69억 원)의 수입 감소를 각오”하고 내린 결정이다. 24시간 영업제도 폐지했다. 영업시간을 단축하면 소비자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라는 자세가 지배적인 일본에서 이례적인 경우다.

로얄홀딩스의 대표 패밀리 레스토랑 로얄호스트는 영업시간 축소에도 지난해 매장 매출이 6억 엔 증가했다. 영업시간을 줄인 만큼 인력을 탄력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직원을 늘려 서비스를 개선했다. 이는 고객 1인당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근무 형태도 다양해졌다. 지난달 25일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13.9%로 2013년보다 4.6%포인트 상승했다. IT업체 사이보우즈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해 돌발적인 상황으로 인해 출근할 수 없는 경우 가정이나 병원 등에서 회의에 참여하거나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했다. GAP재팬은 본사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해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통근시간을 절약해 생산성을 향상하려는 의도다.

IT기술을 활용해 인력을 대체하는 기업도 있다. 산토리홀딩스는 올해부터 데이터 입력 등 그룹 내 200여 가지 업무에 순차적으로 사무용 로봇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투입하고 초과근무시간을 5% 줄인다.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이다.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에서는 이미 110만 시간 분량의 작업을 RPA가 대체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노동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더해지면서 일손 부족은 일상적인 문제가 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근로 방법의 다양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만들어야 하지만 일하는 동기를 끌어내는 것은 기업의 임무라며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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