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OPEC “석유 증산 논의 할 것”…국제유가 하락하나

입력 2018-05-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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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다음 달 OPEC 장관회의에서 감산 완화 논의할 예정”…WTI 전일 대비 1.6% 하락

▲(왼쪽부터)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과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빈/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다음 달에 논의할 예정이다. 원유 생산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몇 주간은 국제유가가 안정화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다음 달 22일 OPEC 장관 회의에서 생산량 감축 완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도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협정의 틀 안에서 석유 생산량의 변화를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장관 회의 전 두 차례 추가 공동 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OPEC의 총재인 수하이 알 마즈루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과 노박 장관의 회담도 예정되어 있다. 노박 장관은 “우리의 결정은 시장 상황에 달려있다”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정책에 있어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180만 배럴로 제한해왔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만나 감산 효과로 인해 과잉공급이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팔리 장관은 “아직 임무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감산 정책을 올해 말까지 연장할 뜻을 시사했지만, 시장 상황과 정치적 압박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산유국들이 미국의 정치적 압박을 의식한 결과”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원유량은 모든 곳에서 넘쳐나는데 유가는 인위적으로 너무 높게 책정됐다”며 “고유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트윗을 올렸다. OPEC의 산유량 감산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산유국들의 증산 가능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1.6% 내린 배럴당 70.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도 전일 대비 1.3% 하락한 78.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 기업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러시아 에너지기업 루코일의 바기트 알렉페로프 최고경영자(CEO)는 “협상 파기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유동성이 더 필요하다”며 “원유 가격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알렉산드르 듀코브 CEO는 “지금이 석유 증산을 위해 협상을 진행할 적절한 때”라며 “시장의 과열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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