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는 ‘중국의 소프트뱅크’…2013년 이후 277개 스타트업 지분 매입

입력 2018-05-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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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통해 경쟁사 압도·이익 창출하려는 전략…1년간 주가 두 배 올라

▲텐센트 주가 추이. 15일(현지시간) 종가 398홍콩달러. 출처 마켓워치
알리바바그룹홀딩과 더불어 중국 IT 양대 산맥인 텐센트가 수백 개 IT 업체 지분을 사들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활발한 기술투자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텐센트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 업체를 압도하고 이익을 창출하려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다우존스벤처소스의 집계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업체이자 세계 최대 비디오게임 업체인 텐센트는 지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277개 스타트업 지분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이런 ‘딜 메이킹(Deal-Making)’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텐센트는 80개 이상 기업에 투자했다. 이는 약 40개인 경쟁사 알리바바보다 배 이상 많다.

이런 공격적인 M&A에 투자자들의 텐센트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홍콩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는 지난 1년간 두 배 올랐으며 시가총액은 약 5000억 달러(약 540조 원)로, 페이스북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텐센트가 투자하는 기업들의 범위도 창업 초창기인 스타트업에서 이미 수차례의 자금조달을 거친 기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일부 증시 상장 IT 기업들에도 투자했다.

텐센트가 지금까지 투자한 규모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텐센트가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33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WSJ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텐센트의 끊임없는 이런 투자가 수익이 나지 않는 기업들의 가치를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텐센트가 투자했던 기업 중 일부가 기업공개(IPO)를 실시했으나 이후 투자자들이 수익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위: 텐센트 투자 대상 국가와 지역. (앞에서부터 중국·미국·인도·유럽·기타) / 아래: 투자 부문 (앞에서부터 소비자 서비스·정보기술·기업과 금융 서비스·헬스케어·기타). 단위 % 출처 WSJ
그러나 텐센트가 지난해 기록했던 111억 달러의 순이익 중 4분의 1이 중국 온라인 보험업체 중안온라인P&C보험이나 인터넷 검색업체 소고우 등 보유 상장사 지분 평가이익으로부터 나왔다. 이는 주요 사업의 매출 성장세 둔화에도 텐센트 실적이 호조를 보인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바브토시 바지파이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텐센트는 점점 더 ‘중국의 소프트뱅크’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최소 250억 달러를 기업 지분 인수에 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텐센트는 최근 비상장 IT 기업 투자 라운딩에서 선도 투자자 역할을 했다. 이는 다른 참가자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입했다는 의미다.

텐센트는 게임과 음악 비즈니스, 위챗 메시징 플랫폼 관련 서비스와 결제, 인공지능(AI) 등 다채로운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텐센트는 “선도 기술이나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한 기업, 고성장 시장에서의 리더들에 투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들은 우리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으며 인터넷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와 페이스북 경쟁사인 스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과 온라인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퇀뎬핑, 뉴스 앱 진르터우탸오 등 중국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도 텐센트의 투자 대상이다.

특히 텐센트는 M&A 상당수를 투자은행의 도움 없이 펼칠 정도로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텐센트는 골드만삭스 출신의 마틴 라우와 제임스 미첼을 중심으로 약 60명으로 이뤄진 자체 투자팀을 운영하고 있다. 텐센트 사장인 라우는 골드만삭스 아시아 투자은행 부문 전무를 역임하다가 2005년 텐센트에 합류했다. 현재 최고전략책임자(CSO)인 미첼은 골드만삭스에서 미디어·통신·엔터테인먼트 리서치 대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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