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원승연 부원장 “삼성증권, 증권사의 기본 못 지켰다”

입력 2018-05-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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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삼성증권의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차민영 기자 blooming@)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8일 삼성증권에 대해 “입출고 순서가 뒤바뀐 우리사주 배당시스템과 실물주식 입고시스템 문제는 증권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위반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원 부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삼성증권 배당착오 관련 특별검사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내부통제 미흡과 시스템 관리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으로 입출고 시스템이 뒤바뀐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을 지목했다. 아울러 한국예탁결제원의 확인 없이 고객 주식을 장중 매도할 수 있는 실물주식 입고시스템도 ‘위조된 주식’의 유통 경로로 사용될 소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금감원은 향후 제재심의위원회 심의와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 금융위원회의 의결 등을 거쳐 삼성증권과 임직원에 대해 내부통제 미흡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다음은 원승연 부원장, 김도인 부원장보, 강전 금융투자검사국장, 김진국 금융투자검사국 부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우리사주 배당시스템 입출고 순서가 바뀐 것에 대한 삼성증권의 해명은

“배당시스템 자체는 1999년에 도입된 시스템이다. 회사 측은 (입출고) 순서를 그렇게 만든 것이 편의를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사주 배당업무에 대한 업무 분산 등의 기본 매뉴얼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진행해 왔나

“실수한 직원은 3년 전인 2015년에 처음 이 업무를 했다. 다른 삼성증권 수석급 직원의 도움을 받아 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다른 수석급 직원이 이를 했었고. 올해 다시 2015년에 담당했던 직원이 혼자 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다.”

-실물주식 입고시스템 관련, 특정 고객 계좌에 주식을 쏴주면 예탁원 실물 확인 없이 장 마감 전에 수량만 맞으면 매도할 수 있다는 것인가

“실물주식 입고시스템 관련해서 설명하자면, 고객이 주식의 실물을 갖고 오는 경우에 그 주식이 위조된 주식인지 도난된 주식인지 확인하게 되어 있다. 예탁결제원에서 확인하는데 확인 전에 고객이 요청한다든지 먼저 고객 주식을 매도하는 그런 시스템이 (삼성증권에) 돼 있고. 그럲게 매도한 것이 보도자료에 나왔듯 최근 5년간 118건이 실제로 확인 전에 매도됐다.”

-매도된 실물주식 118건이 위조 주식이라는 것인가

“지금껏 사고가 난적은 없다. 위조주식도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사고가 발행될 개연성이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실물주식 입고시스템 문제가 삼성증권만의 일인가

“삼성증권은 확인됐고, 다른 증권사 시스템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할 것이다.”

-이 사건이 무차입 공매도와 관련 없다고 했는데, 사건을 계기로 공매도 수탁 내용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어폐가 있는 것 아닌가

“이번 건은 공매도와 관련이 없는데, 국민들의 의혹 제기도 있고 해서 그런 것이다. 내일부터 점검하면서 증권회사가 공매도 수탁을 적정하게 하는지 점검 내역에 포함하려고 한다.”

-회사가 사내 비상연락망을 갖추지 않았고, 메신저 실효성 미흡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현실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사후적으로 판단해봤을 때 직원들에 대한 비상연락망을 통한 문자메세지 부분이 있었으면 훨씬 더 사고 내용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실수를 통해서 문제가 드러났다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이 실수라는 게 누가 업무를 담당하더라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 내부통제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서초사옥에 세들어 살고 있다. 재난이라든지 이런게 전체 건물에 방송되지만, 삼성증권 사무실만 단독으로 방송할 수 있는 방송시스템은 없다.”

-증권사들 시스템을 완비해도 1차나 2차 저지선으로 예탁결제원이나 한국거래소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추가적인 시스템 요청 사안은 없나

“이와 관련해 금융위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관계 기관들간에 제도 개선 방안을 구상 중에 있다. 따로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의 삼성SDS 일감 몰아주기 관련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삼성증권과의 거래 관계에서 일단 금액 부분이 과다한 부분이 있다. 다른 거래처와의 거래 조건에서의 문제 등이 있는 것 같다. 주관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에 혐의 사실을 정보사항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삼성SDS처럼 SK증권, 키움증권 등도 자사 계열사 IT 계약 비율이 높은데 문제는 없는지 궁금하다

"공정위 소관이고 SK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참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수를 통해서 구조적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 사전감독에서 왜 포착이 안됐는가

“매년 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내부 통제에 대한 검사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재발되지 않도록 검사를 잘해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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