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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경찰 출석… 불명예 퇴진 '흑역사' 되풀이?
입력 2018-04-17 11:19   수정 2018-04-17 11:21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KT 현직 CEO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불명예 퇴진을 했던 전임 수장들의 흑역사가 이번에도 재연될지 회사 내부에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황 회장은 17일 오전 9시32분경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 출석했다. 황 회장은 이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정치자금지원에 대해 보고받은 바 있느냐" "직접 지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이 KT 대관 임원들을 통해 국회의원 90여명에 4억3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금 형식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고있다. KT 임원들은 상품권을 이른바 '카드깡'으로 현금화한 것으로 앞선 경찰 조사에서 알려졌다.

경찰은 KT가 주요 주주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관련 입법 사안을 다룬 정무위원회, 통신 관련 예산·입법 등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등에게 기부금이 흘러갔다고 보고 있다.

이번 경찰 조사 결과 혐의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황 회장이 전임 회장들처럼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도 높다. KT는 전임 수장들이 각종 비리로 불명예 퇴진했다. 남중수 전 사장은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2008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황 회장 직전 수장이었던 이석채 전 회장은 배임 혐의와 회삿돈으로 11억 원대 비자금을 만든 문제로 임기를 2년 앞두고 회장직을 내려놨다.

2014년 1월에 3년 임기로 KT 회장 자리에 오른 황 회장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연루에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0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 받았다.

한편 이날 경찰청사 밖에는 KT민주화연대가 집회를 열고 황 회장을 구속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일각에선 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언론에 보도됐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의 늑장수사가 혹여 황 회장을 봐주기 위한 일종의 ‘시간 끌기’라는 질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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