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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반란] 이준행 고팍스 대표 “안전성 인정받는 거래소 만들 것”
입력 2018-04-16 11:08
해외파ㆍ해커 출신 개발자 영입…코인 상장 때 ‘매도 주문 先노출’ 이용자 피해 줄여

“정부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5위 업체인 고팍스 이준행(35) 대표는 경영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팍스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기술적인 향상으로 블록체인의 범용성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자리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사모펀드 그만두고 블록체인 열공 = 이 대표는 2014년 컨설팅 회사와 사모펀드 등에서 근무하던 중 비트코인을 알게 됐다. 그는 “2009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존 금융시스템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순식간에 그를 매료시켰다. 이 대표는 “주변에 컴퓨터를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이더리움 서적 등을 보면서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인지 대해 계속해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로 금융거래 시스템에 대변혁이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고 이더리움 백서 번역에 참여했다.

이후 이 대표는 스트리미(고팍스 운영 기업의 사명)라는 스타트업을 설립, 가상화폐를 이용한 국제송금 사업을 하던 중 2016년 8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비트피넥스의 해킹 사고를 보면서 거래소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마운트곡스와 비트피넥스 해킹 사건 이후 제대로 된 가상화폐 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며 “거래소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80%가 해외파 =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수차례 해킹 사고가 발생해 거래소의 신뢰가 추락한 만큼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이 대표는 최고의 개발자 확보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래서 고팍스의 개발자 대부분이 내로라하는 해외파 출신들이다. 그는 “직원들 중 상당수가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 출신들”이라며 “해외 명문대 출신이 20~30%, 국내 카이스트 출신이 대부분이라며, 일부 해커 출신도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설립된 지 5년밖에 안 되는 신종 사업이다. 이 때문에 충분한 준비 없이 의욕만 갖고 시작했다가 대량의 거래량을 소화하지 못해 서버가 다운되거나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의 마운트곡스(Mt.Gox)와 홍콩 비트피넥스(Bitfinex), 미국 폴로니엑스(Poloniex), 국내의 유빗(전 야피존) 등 거래소가 해킹 사고로 파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개발 인력이 중요하다” 며 “국내외 대형 거래소와 비교해도 기술력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팍스는 영국 최대 거래소 수준으로 설계돼 있다” 며 “초당 거래량도 약 10만 건 이상 가능한 것으로 테스트 결과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실수는 발전의 밑거름 = 이 대표는 고팍스의 장점이 잘못된 것에 대한 빠른 개선이라고 했다. 특히 신규 코인(가상화폐 약칭) 상장 시 매도 주문을 5분 먼저 노출시키는 것은 업계도 참신성을 인정한다. 매도자끼리 경쟁하는 과정에서 매수 대기자들이 시장 상황을 확인한 후 보다 합리적으로 매수 가격을 정할 수 있게 했다.

이 대표는 “신종 코인인 시빅(Civic)의 상장 당시 과열 양상이 있었다” 며 “이용자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1월 12일 고팍스에서 시빅 코인을 상장할 때 세계 평균 1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국내에서 180만 원에 거래되기까지 했다. 해외 다른 거래소 평균가 대비 1600배나 높은 가격으로 시세가 형성된 것이다. 이후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매도 주문 선노출 제도 이후 비이성적 매매는 대폭으로 개선됐다. 상장 절차도 투명화했다.

이 대표는 “대주주인 나도 상장 코인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며 “상장이나 고객 자산관리 등의 처리 결정은 직원들과 합의해 이뤄지도록 시스템화했다”고 말했다.

직원들과 함께 회사의 문제점을 개선해 빠르게 발전시킨 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이 대표는 “유명 IT기업에서 인수 제의를 받았지만 매각하지 않았다” 며 “앞으로도 신뢰를 얻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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