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ㆍ코스닥, 트럼프發 무역전쟁 우려에 ‘와르르’

입력 2018-03-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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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떨어진 2416.76 마감…2011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

▲3월 코스피지수 추이
국내 증시(코스피ㆍ코스닥)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우려에 큰 폭으로 후퇴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8% 떨어진 2416.76에 마감했다. 불과 하루 전까지 2500선 재진입을 바라보던 지수가 2400대 초반까지 밀려난 것이다. 이날 하루 하락폭(-79.26포인트)은 지난 2011년 9월 5일(-81.92포인트) 이후 약 6년 반 만에 가장 가파르다. 일일 하락률 기준으로도 2012년 5월 18일(-3.40%)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내 증시의 급락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3%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500억 달러(약 54조 원)의 천문학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미국 투자를 제한하는 초강경 조치를 발표하면서 ‘G2’간 무역전쟁 우려가 크게 고조됐다. 중국도 보복성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3월 정례회의 이후 반등을 노리던 국내 증시도 된서리를 맞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려했던 미·중 무역분쟁이 결국 시작됐다”며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중요한 이슈로 특히 G2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이 클 수도 있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동반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전날 순매수세로 전환했던 외국인은 이날 1332억 원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순매수세를 이어오던 기관투자자 또한 이날 무려 6436억 원을 팔며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로 520억 원, 비차익거래로 1266억 원을 팔며 총 1787억 원의 매도우위로 마감했다.

이날 시장의 매도심리는 업종과 시가총액 규모를 가리지 않았다. 대형주(-3.20%), 중형주(-3.22%), 소형주(-2.72%) 모두 크게 후퇴했다. 패시브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지수구성종목 전체에 걸쳐 매도세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지수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증권업(-5.37%)의 타격이 가장 컸고 전기전자(-4.26%), 철강금속(-4.32%), 은행(-4.22%)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경기회복 기대감을 타고 오르던 화학(2.81%), 기계(-2.74%) 건설(-3.48%) 업종도 후퇴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0.84%)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떨어졌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3.98% 떨어진 248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다시 250만원 아래로 떨어졌고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는 6.21% 하락한 8만3100원으로 내려앉았다. 아울러 셀트리온(-3.38%), POSCO(-5.58%), LG화학(-3.79%), NAVER(-2.49%), KB금융(-3.60%) 등이 고루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보수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말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을 둘러싼 노이즈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 “미국 증시가 이미 빠졌는데도 나스닥 선물시장이 크게 하락하는 것을 보면 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다 긴 호흡에서는 이번 하락이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고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무역분쟁 노이즈”라며 “미국의 경기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한 상화이고 기업실적도 아직까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 자체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1% 떨어진 829.68에 장을 마감했다. 거의 모든 업종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제약(-7.53%), 음식료/담배(-6.17%), 반도체(-5.14%), 컴퓨터서비스(-5.58%) 등은 특히 하락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는 신라젠이 11.47%, 바이로메드가 11.58% 급락했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4.84%)를 비로해 포스코펨텍(-5.17%), 셀트리온제약(-5.44%) 등 종목도 크게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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