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 읽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뭐가 다른 거야?

입력 2018-03-15 13:58수정 2018-03-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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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산업1부 차장

▲전기차는 빠르게 상용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충전소 부족과 충전시간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사진제공=뉴스프레스)
전기차가 자동차산업의 강력한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런 트렌드는 단순하게 화석연료 고갈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원의 리사이클링부터 갖가지 환경규제 강화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친환경 전기차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은 전기차와 수소를 이용해 스스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다. 큰 틀에서 같은 원리이지만, 지향점까지 달려가는 방법은 뚜렷하게 갈린다.

요즘 특히 수소전기차 관련 기사들이 눈길을 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차이와, 나아가 이를 둘러싼 갖가지 공방과 쟁점 현안 등을 살펴보자.

궁금증①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뭐가 달라?

근본적으로 전기를 이용해 모터를 돌리는 방식은 동일하다. 그러나 전기차는 순수하게 배터리를 충전하고,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주입한 뒤 전기분해 방식으로 전기를 뽑아낸다.

전기차 최대 문제점은 충전 시간이다. 급속과 저속 충전 방식이 존재하는데 전자는 약 2시간, 후자는 8시간 이상 충전기를 꽂아 둬야 한다. 이렇게 충전하고도 달릴 수 있는 거리는 현재 200㎞ 안팎이다. 올 하반기에 등장하는, 이른바 3세대 전기차가 400㎞를 넘는 수준이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주입하는 데 최대 10분이면 충분하다. 배터리 효율성이 높아 총주행 가능거리도 일반 전기차보다 우수하다. 현대차 넥쏘의 경우 10분 수소 주입으로 600㎞를 거뜬하게 달린다. 때문에 수소전기차는 전기차를 넘어선 궁극적인 대안으로 통한다. 현재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곳은 한국의 현대차와 일본의 토요타, 혼다 등 3곳이 전부다. 다행히 한국의 기술력이 여전히 미국과 유럽 메이커를 앞지르고 있다.

궁금증② 그런데 전기차는 잘 달리나?

생각보다 잘 달린다. 엔진 회전수를 끌어올리며 가속하는 내연기관과 차원이 다르다. 점진적으로 연료 주입량을 늘려 가속하는 게 아닌, 전원을 ‘온(on)’ 하는 순간 최대 회전수까지 단박에 솟구친다. 조용하고 빠르게 속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 일품이다.

대배기량 엔진을 얹은 스포츠카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까지 빠르면 5초 안팎이 걸린다. 반면 전기차 전문 메이커 테슬라가 선보인 ‘테슬라 로드스터’는 100㎞ 가속에 고작 2.5초가 걸린다. 이 정도면 가속이 아닌 ‘순간 이동’에 가깝다.

그러나 이렇게 짜릿한 고성능을 마냥 즐기기 어렵다. 메이커에서 발표하는 총주행거리는 가장 완벽한 조건에서 뽑아낸 기록이다. 급출발 몇 번이면 금새 배터리 잔량이 반 토막 난다. 게다가 추운 겨울 ‘히터’를 마음껏 켤 수도 없다. 전기차의 실내 난방은 오롯이 배터리를 이용한다. 마음 놓고 히터를 켤 수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궁금증③ 수소차는 좀 위험하지 않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안전하다. 수소전기차는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폭탄’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수소폭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로 핵융합을 일으킨다. 반면 소수전기차는 일반수소를 사용한다. 원료에서 차이가 나고, 작동 원리도 다르다.

예컨대 현대차 수소전기차의 연료(수소) 탱크는 기밀과 낙하시험, 가압, 화재, 고온 실험 등을 거쳐 완성했다. 심지어 연료탱크에 총까지 쏴 봤지만 멀쩡했다.

만일 수소가스가 누출되더라도 수소는 확산이 빨라 안심할 수 있다. 점화온도가 높아 불을 붙여도 쉽게 발화하지 않는다. 현재 양산에 나선 수소전기차는 수소탱크에 대한 단위 안전성 평가 등을 모두 통과한 차다. 전문가들은 “위험하다면 충전소가 위험하지 수소전기차는 안전하다”며 입을 모은다.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사진제공=현대차)

궁금증④ 수소 충전소는 왜 드물까?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충전 시설은 설치비용부터 극과 극이다. 먼저 전기차 충전기는 대당 700만 원 안팎이다. 물론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도 있다. 나 혼자 쓰는, 그러니까 내 집에 설비를 구축하는 ‘단독 충전기’는 약 200만 원을 지원받는다. 다른 전기차 오너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충전기’는 이보다 많은 500만 원의 지원금이 나온다.

반면 수소를 충전하는 충전소 설비는 최대 수십억 원이 필요하다. 수소를 생산해 운송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인 탱크로리 대신 ‘파이프 이송’, 즉 상대적으로 길고 가느다란 보관통을 여러 개 이용해야 한다. 대용량 저장탱크가 아닌 수백 개의 보관함을 땅속에 심어야 하는 복잡함도 있다.

최근 일본 정부와 토요타, 닛산 등 11개 기업이 수소충전소 네트워크 회사인 ‘제이하임’을 공동 설립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업 기간을 10년으로 정하고, 2021년까지로 정한 제1기 4년 동안 80여 개 수소충전소를 확충할 예정이다. 무인 충전소를 허가하고 저가 수소압축기를 사용하게 하는 등 수소충전소의 규정도 완화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열악하다. 수소충전소는 현재 14기가 전부다.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는 ‘수소복합충전소’ 사업을 추진했지만, 풀어야 할 규제가 산더미다. 한때 수소 관련시설은 도로변에 세울 수 없다는 규제까지 존재했었다. 일본과 한국 정부의 의식 차이가 가장 크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아직 풀어야 할 규제가 많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궁금증⑤ 정치권에서도 수소전기차에 관심?

최근 수도권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적인 쟁점으로 번졌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경보가 발령되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는 정책까지 등장했다.

자연스럽게 선거철을 맞아 정치권에서 친환경 정책을 앞세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장 예비 후보들이 최근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의 해법으로 친환경 수소전기차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건 메시지 전달에 불과한 아날로그 대책”이라며 “공기 청정기인 수소차를 도시에 돌아다니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수소전기차를 이용한 ‘수소전기하우스’를 소개하는 행사도 열렸다. 그러나 이런 행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재계 입장에서 이런 이벤트는 불편하기만 하다. 정부와 여당이 수소차 관련 인프라는 확충해 주지 않으면서, 수소차를 이용해 선거 운동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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