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 전성시대의 역발상…오프라인 진출하는 소매업체들

입력 2018-02-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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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패션브랜드 ‘인만’, 오프라인 매출 3배 급증…샤오미도 매장 열어 침체에서 벗어나

▲위: 중국 인터넷 사용자 수 추이. 단위 100만 명(2017년 7억7200만 명) / 아래: 인터넷 사용자 증가율. 단위 %(2017년 5.6%). 출처 WSJ
중국은 온라인 쇼핑 전성시대에 들어섰지만 소매기업들이 고정관념을 깨고 오프라인으로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여성 패션브랜드 ‘인만(Inman)’이다. 인만은 지난 2015년 중반 온라인에만 집중한다는 사업모델을 버리고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인만은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중국 전역에 450개 매장을 열었으며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전년보다 세 배 증가한 3억3000만 위안(약 562억 원)으로, 온라인 성장률 35%를 압도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에 이르고 있다. 팡젠화 인만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수년 안에 온·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40대 60으로 역전될 것”이라며 “중국 소매업은 미국에 비하면 아직 발전이 덜 됐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이 성장할 기회가 아직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인만의 오프라인 진출은 예상 밖의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알리바바그룹홀딩은 지난 2014년 기업공개(IPO) 안내서에서 인만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공 사례로 강조했다. 인만은 알리바바가 2008년 온라인 장터 티몰을 열었을 당시 첫 번째 주력 매장 중 하나였으며 이후 티몰의 베스트셀러 여성 패션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런 인만이 과감하게 오프라인으로 진출한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시장이며 전체 소매판매에서 온라인 비중도 가장 높다. 중국의 5억3300만 온라인 쇼핑객들은 지난해 5조5000억 위안어치의 물품을 사들였다. 이는 전체 소매판매의 15%에 이른다.

그러나 인만은 온라인 시장의 호황에도 장기적인 문제가 숨어있음을 포착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유니클로와 갭 등 대형 브랜드들이 온라인 강화 시동을 걸자 인만과 같은 브랜드의 성장이 주춤해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온라인 광고 지출도 늘어났다. 이에 인만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새 돌파구로 삼은 것이다.

3년 전 인만이 매장을 열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전통적인 소매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난창의 한 인만 매장 점주는 “처음에 한 쇼핑몰에 매장을 내려고 했을 때 공간이 남아돌았음에도 쇼핑몰 측에서 계속 거절했다”며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가장 번화한 중심가에 두 번째 매장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만이 짧은 시간에 오프라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온라인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시켰다는 것이다. 팡젠화는 “우리는 수년간 수백만 온라인 고객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 기존 전통적인 소매업체보다 공급망과 매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북동부 지역은 춥기 때문에 인만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적어서 매장이 필요하지 않다.

또 인만은 프랜차이즈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미판매 재고는 모두 회수하며 온·오프라인 모두 동일한 가격을 제공하는 등 점주들을 지원했다.

중국 IT 양대 산맥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최근 백화점과 슈퍼마켓을 인수하는 등 전통적인 소매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채널만 고집했던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2016년 이후 지금까지 300개 이상의 매장을 열었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우리는 2015~2016년 오프라인 소매점을 무시해 판매가 침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며 “매장을 연 것이 지난해 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일부 기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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