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갈 길 먼 ‘정용진 편의점’ 이마트24

입력 2018-02-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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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점포수 2652개로 '미니스톱' 추월했지만 4년 누적 적자 1269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대형마트를 이을 핵심축으로 키우려는 편의점 사업이 수년째 1000억 원을 웃도는 누적 적자를 내고 있다. 최근 공격적 경영으로 점포를 확대하며 편의점 업계 4위인 ‘미니스톱’을 넘어섰지만 실적 부진의 늪에서는 벗어나지 못해 정상화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지난해 887개의 신규 가맹점을 확보하면서 총가맹점 수가 2652개로 늘어 미니스톱을 앞질렀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출점 점포가 100여 개에 그쳐 2462개에 머물렀다.

2014년 중순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마트24는 그해 가맹점을 501개로 늘렸고 이듬해에 1058개, 2016년 1765개, 지난해 2652개로 매년 출점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약진 배경으로 정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3무(無) 정책’과 같은 친경영주 상생 전략 표방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편의점 브랜드는 24시간 운영이 기본이지만 이마트24는 가맹점 계약 시 경영주와 24시간 영업을 비롯해 로열티, 중도해지 위약금 등을 강제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브랜드를 ‘위드미’에서 현재의 이마트24로 교체하고 이마트에만 있던 노브랜드, 피코크를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하지만 영업실적은 점포 확대 추세와 역행하고 있다. 점포 수 증가에 따라 이마트24의 매출 규모는 2014년 291억 원에서 지난해 6841억 원으로 무려 225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 역시 급격히 불어나 2014년 140억 원에서 지난해 517억 원으로 늘어 최근 4년간 누적 영업손실만 1269억 원에 달한다. 매년 계속되는 적자에 결손금이 쌓이는 등 자본잠식 상태가 되면서 모회사인 이마트는 수년간 증자를 통해 이마트24에 2000억 원을 웃도는 운영자금을 수혈해 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24의 실적이 정상화하려면 점포 수 확대와 점포별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것으로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우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비용 절감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현재보다 곱절 수준의 점포는 확보돼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이슈와 시장 포화로 좋은 입지의 점포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2억 원대 중반 수준인 점포별 연 매출도 업계 평균인 6억 원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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