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업계, 가상화폐 특수 못누리나...골드만 “韓 영향 미미”

입력 2018-01-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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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가상화폐 변동성, 수요ㆍ공급 측면에서 영향 크지 않을 것”

(사진=AP연합뉴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최근 한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한국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2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한국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 2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국 원화는 비트코인 시장에서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에 이어 세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라며 한국의 가상통화 열풍을 설명했다. 그는 가상화폐 변동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분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공급적인 측면에서 “가상화폐 채굴에는 빠르고 큰 용량의 메모리가 아닌 강력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주문형반도체(ASIC)가 필요하다”면서 “채굴에 필요한 메모리는 데스크탑용 표준 디램(DRAM)으로, 이는 글로벌 전체 디램 시장의 약 5%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상통화 채굴자들은 현물시장 가격으로 채굴에 필요한 칩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대부분 현물시장 가격과 상관없이 계약에 의존한다”고 덧붙였다. 즉 가상화폐 채굴에 들어가는 반도체 시장이 워낙 작은데다, 한국 업체들이 현시세와 상관없이 고정 계약가로 거래하다보니 가상화폐 붐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와 엔디비아 등 채굴에 필요한 GPU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가상화폐 붐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권 이코노미스는 수요측면에서 가상통화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영향은 있을 것이긴 하나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한국인은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달간 50% 상승 또는 하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치변동은 최대 360억 달러(약 38조5000억 원)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가상화폐 변동성이 0.3%(약 20억 달러)의 민간소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산되나 한국인들의 가상통화 보유량이 거래량보다 훨씬 작아 실제 영향은 이보다 훨씬 작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우려는 커지고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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