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종근당 저력과 유한 상승세’..외래처방 판도변화 기류

입력 2018-01-2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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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제약사 원외 처방실적 분석..종근당, 2년연속 1위ㆍ유한양행, 5년새 2배↑

종근당이 외래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발매한 간판 제품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시장 판도를 주도했다. 유한양행은 자체개발 의약품의 선전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웅제약과 동에스티는 처방실적이 하락세를 나타내며 업체간 희비가 엇갈렸다.

22일 의약품 조사 업체 유비스트의 원외 처방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근당이 4820억원으로 전체 국내외 제약사 중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처음으로 원외 처방실적 1위를 기록한데 이어 2년 연속 선두 자리를 수성했다.

당초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한국화이자제약이 국내 원외 처방실적 1위를 기록했다가 2016년 종근당이 선두를 탈환한 바 있다. 2013년에는 대웅제약이 가장 많은 원외 처방실적을 올렸다.

원외 처방실적은 병원을 방문한 외래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의약품의 매출을 말한다.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 중 입원환자 처방 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실적을 제외한 실적이다. 원외 처방실적만으로 제약사의 전체 실적을 평가하기에는 무리는 있지만 핵심 사업영역인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남의 제품’이 아닌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실적 흐름을 비교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연도별 제약사 원외 처방실적 순위(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종근당은 지난 2013년 처방실적 3629억원에서 4년새 32.8% 성장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력 제품으로 성장한 신제품들이 고른 활약을 보였다.

뇌기능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이 지난해 508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68.3% 상승했다. 종근당글리아티린은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의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제품이다.

종근당은 당초 대웅제약이 팔았던 ‘글리아티린’의 상표와 원료의약품 사용 권한을 2016년 넘겨받고 판매를 시작했는데, 원 개발사의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오리지널리티’가 부각되면서 급성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종근당이 원 개발사가 축적한 자료를 공유하면서 종근당글리아티린을 생산하고, 이탈파마코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다는 이유로 종근당글리아티린을 대조약으로 지정한 바 있다.

대웅제약의 글리아티린은 한때 연 매출 700억원대 규모를 형성했는데, 종근당글리아티린의 최근 성장세를 보면 조만간 과거 글리아티린의 매출 수준으로 근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신약과 개량신약의 선전도 눈에 띈다.

지난 2013년 국산신약 20호로 허가받은 당뇨치료제 ‘듀비에’는 2014년 66억원의 처방실적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2015년 120억원, 지난해 164억원어치 처방됐으며 지난해 171억원으로 상승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종근당이 2013년 내놓은 고혈압복합제 ‘텔미누보’는 지난해 296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4.8% 성장하며 회사 간판 의약품 입지를 다졌다. 텔미누보는 두 개의 고혈압약 성분(텔미살탄+S암로디핀)을 함유한 제품으로 종근당이 개발한 첫 복합신약이다. 종근당이 자체개발한 개량신약 항혈전제 ‘프리그렐’의 처방실적도 전년대비 4.1% 상승한 188억원어치 처방됐다.

종근당에 이어 한미약품이 지난해 4760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올리며 2년 연속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 복합신약을 앞세워 내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이 640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국내개발 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견고히 했다.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은 전년보다 64.5% 성장한 386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지난해 기록했다. 로수젯은 고지혈증약 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신약이다. 두 성분으로 구성된 복합제는 로수젯이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고혈압·고지혈증복합제 ‘로벨리토’는 지난해 198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로벨리토는 고혈압치료제 '이베사탄'과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르바스타틴' 두 개의 성분으로 구성된 복합신약이다.

▲연도별 유한양행 원외 처방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업체별 원외 처방실적 상위권을 보면 유한양행의 약진이 돋보였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667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 전년대비 10.7% 성장했다. 2012년 2112억원에서 5년새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부터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업체다. 지난해에는 3분기만에 1조8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도입신약과 원료의약품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원외 처방실적에서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최근 유한양행의 처방실적 상승세의 배경은 복합제 신제품의 선전 효과로 분석된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듀오웰’이 174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으로 전년대비 25.4% 늘었고,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미브’가 212억원으로 199.62% 상승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듀오웰은 고혈압치료제 ‘텔미사르탄’과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이 결합된 약물로 유한양행이 자체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한 첫 복합신약이다. 듀오웰은 현재 유사 조합의 복합제가 봇물처럼 쏟아졌음에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2016년 출시된 로수바미브는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로 구성된 복합제다. 로수바미브는 유한양행의 강력한 영업력을 앞세워 출시 2년째에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셨다.

국내 업체 중에는 대원제약과 JW삼진제이 2013년 대비 지난해 원외처방실적이 각각 79.2%, 55.1% 늘었고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국적제약사 중에는 베링거인겔하임(22.4%), 아스텔라스(92.4%), 아스트라제네카(32.3%)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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