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규모 인력 감축에도 인사적체 심각

입력 2018-01-1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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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매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책임자급 비중 큰 ‘항아리형 인력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초 대거 뽑은 행원들이 관리자급으로 승진해 중간간부 이상 계층이 두터워지는 이른바 ‘비만형 조직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KB국민은행의 전체 임직원 중 책임자 비중은 59.1%로 1년전(57.2%)보다 1.9%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민은행은 10년차 이상 행원 중심으로 약 2800여 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같은 기간 약 1000명이 희망퇴직한 우리은행도 1년전보다 0.6%포인트 늘어난 54.1%를 보였다. 구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의 합병과정에서 희망퇴직 이슈를 비켜간 KEB하나은행은 책임자급 비중이 46.7%로 1년전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1년전 약 280명 규모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신한은행만이 유일하게 0.1%포인트 감소한 55.3%로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권의 고질적 문제인 항아리형 인력구조는 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와 이후 세대인(1964·65년생)로부터 출발했다. 이들 대부분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3년까지 채용됐다. 당시 경기 호황을 이유로 6년간 매년 1000명 가까이 선발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인 1963~1965년생만 1700여 명에 달한다.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대상자는 1963년생 행원으로 400여 명이다. 우리은행의 1963~1965년생 행원 수는 지난해 1000명 가까지 감소했지만 아직도 1100여명에 달한다. 은행권은 앞으로 2년 정도 1963~1965년생 행원 구조조정을 마무리 하면 인사 적체 현상이나 항아리형 인력 구조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 접수 결과, 지난해(280여명)보다 2.8배나 많은 780여 명의 직원이 몰렸다. 근속연수 15년 이상으로 1978년 이전에 태어난 직원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도 지난 2일까지 380여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뿐 아니라 2019년과 2020년 임금피크제 전환 예정자인 1963~1965년생에게도 자격을 줬다.

은행권 인사는 “시중은행의 인력 구조개선은 단순히 전체 직원 수를 줄이는 것보다 항아리형 구조를 해소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며 “금융권 대부분은 성과와 무관하게 근무 연한에 따라 무조건 임금이 인상되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어, 책임자급 직원 비중에 비례해 비용이 늘어나는 고비용구조가 부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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