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 일본, 일터가 ‘개판’으로 변하고 있다?

입력 2018-01-0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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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 노동참여율 제고가 최대 과제…위워크, 애완견 키우는 직장인 위한 사무공간 6월 오픈

▲일본의 개ㆍ고양이와 어린이 수 추이. 단위 100만 마리ㆍ명. 출처 블룸버그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직장인을 배려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애완동물 수가 어린이보다 많을 정도로 아이 대신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애완동물을 돌봐야 해서 직장에 취직하지 못하는 여성이 많은 상황에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가 새 솔루션을 제시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위워크는 오는 6월 일본에서 애완견을 데려올 수 있는 사무공간을 열 계획이다.

위워크는 2월 도쿄에 사무공간을 개장하면서 일본에 처음 진출한다. 도쿄 남서쪽의 아크힐스에 처음 문을 열고 이후 도쿄역 긴자 신바시 등 순차적으로 사무공간을 확대할 예정이다. 위워크에 44억 달러(약 4조6900억 원)를 투자한 소프트뱅크가 위워크재팬의 합작 파트너로, 일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위워크는 여성의 사회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된 일본 정부의 정책에 부응해 애완견을 사무실로 데리고 오는 것을 허용한다. 2월 처음 문을 여는 도쿄 사무실에는 워킹맘들을 위한 방도 마련돼 있다.

크리스 힐 위워크재팬 대표는 “미래에는 직장인이 애완견은 물론 자녀와 함께 출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글로벌 비전 중 하나는 더 많은 어머니와 여성이 직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워크는 이미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등에서 애완동물을 데려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사무실이 비좁고 조용하며 종이 문서가 넘쳐나는 일본에서 위워크의 시도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힐 대표는 “사무실에 개를 데리고 오는 것은 세계 곳곳에서 우리가 시도한 것으로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사무실에서 개에 물린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자신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저출산 고령화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여성 노동참여율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성 노동참여율 제고에 가장 큰 장벽으로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 부족이 꼽히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1일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어 수만 명이 대기하는 이른바 대기아동 문제를 해결하고자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요양시설도 수요와 비교하면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도 많아 이들을 배려하지 않으면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는 더욱 요원해진다. 일본 총무성과 애완동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개와 고양이 수는 1840만 마리로, 15세 미만 어린이 1570만 명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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