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태국 타이베버리지, 베트남 사베코 인수…동남아 최대 맥주시장에 베팅

입력 2017-12-1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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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베코 지분 약 54%를 5.27조 원에 사들여…베트남 시장, 최근 5년간 1.5배 성장

▲베트남 맥주 소비량 추이. * 2017년 이후는 예상치. 단위 억 ℓ.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태국 주류업체 타이베버리지가 동남아시아 최대 맥주시장인 베트남의 성장에 베팅하고 있다.

타이베버리지는 18일(현지시간) 입찰 방식으로 실시된 베트남 최대 맥주회사 국영 사이공맥주알콜음료총공사(이하 사베코) 주식 매각에서 지분 53.59%를 약 48억5000만 달러(약 5조2744억 원)에 인수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타이베버리지는 베트남 정부가 시장에 내놓은 주식 거의 전부를 사들였다. 다른 베트남 개인 투자자가 0.01% 미만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정부가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국영기업 민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사베코 지분 매각을 발표하자 전 세계 메이저 업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베코는 베트남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는다. 이미 사베코 지분 5%를 보유한 네덜란드 하이네켄과 세계 최대 맥주업체인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 일본 기린맥주 등이 사베코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 정부가 입찰 기준가를 주당 32만 동으로 너무 높게 잡고 불투명한 사베코의 경영실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들 업체가 결국 응찰을 포기했다. 베트남 증권사들은 상공부에 주당 18만4000동이 적당하다고 권고했지만 상공부는 최근 주가 급등에 가격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여러 잡음 끝에 경쟁사들이 물러났지만 해외사업 확대가 핵심 전략인 타이베버리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DBS은행의 앤디 심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베트남 시장 가능성과 사베코의 점유율을 생각하면 타이베버리지가 인수로 얻을 장점은 크다”고 말했다.

‘창 맥주(Chang Beer)’로 유명한 타이베버리지는 규제 강화와 고령화로 자국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고성장세의 베트남 등 해외 인수ㆍ합병(M&A)을 모색해왔다.

현재 타이베버리지 해외 사업은 스코틀랜드 위스키 회사 등 유럽이 중심이지만 올해 사베코 인수 등 동남아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타이베버리지는 현재 약 30%인 해외사업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5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 10월 미얀마 증류주 회사 2곳을 7억4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세계 주요국에서 맥주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베트남은 몇 안되는 성장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시장 규모는 세계 9위에 이른다. 일본 기린맥주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의 지난해 맥주시장(생산량)은 전년보다 11.2% 증가한 408만㎘로, 태국의 두 배에 달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1.5배 성장했다.

건강 지향과 맥주 이외 다른 주류로의 소비 전환 등에 세계 최대 맥주시장인 중국의 규모가 지난해 3.7% 감소하고 7위인 일본도 2.1% 축소됐다. 베트남은 인구가 9300만 명에 달하고 평균 연령도 29세로 젊다. 여기에 술을 금기시하는 무슬림도 거의 없어서 ‘아시아의 마지막 맥주 낙원’으로 꼽히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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