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부활 이끈 티암 CEO의 비결…“스위스 전통으로 되돌아가라”

입력 2017-12-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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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고객 자산관리 명성 회복…2년 간의 적자 끝에 올해 흑자 전환 앞두고 있어

▲티잔 티암 크레디트스위스 CEO. AP뉴시스

스위스 메이저 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올해 화려하게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티잔 티암 최고경영자(CEO)는 크레디트스위스를 스위스 은행산업의 뿌리로 되돌려놓는다는 전략, 즉 오랫동안 스위스 은행의 전통이었던 부자 고객을 위한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은행 회생을 주도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티암 CEO의 전략이 순탄하게 이뤄진 것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5년 7월 취임하고 나서 당시 크레디트스위스의 핵심이었던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하고 사업 중심지를 미국 뉴욕과 런던에서 스위스 취리히로 옮겼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절적한 파생상품 판매와 부자 고객 탈세를 도운 것에 따른 법적 소송에서 벗어나고자 막대한 벌금도 내야 했다. 이런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속에서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까지 2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티암이 은행 체질개선에 나선 3년째인 올해 그의 노력이 보답을 받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올 들어 9월까지 매출이 4% 증가했으며 이 기간 11억 달러(약 1조2021억 원)의 순이익도 올렸다. 주가는 지난해 중반 이후 지금까지 70% 상승했다.

티암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유산, 즉 스위스 금융업의 정체성과 강점을 기반으로 자산관리업계를 선도하려는 야심은 올바른 것이었다”며 “잠재 고객들은 스위스라는 브랜드에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티암이 CEO에 취임하고 나서 스위스 은행 전통을 살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난 티암은 프랑스 파리에서 교육받고 은행가로서는 주로 런던에서 경력을 쌓았다. 크레디트스위스에 오기 전에는 영국 보험회사 프루덴셜의 CEO로 있었다. 그런 그가 스위스 은행의 전통을 훌륭하게 살리고 있는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자산관리사업부 운용자산 규모 추이. 2017년 예상치 7514억 스위스프랑.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크레디트스위스 자산관리사업부 운용자산 규모는 2015년의 6298억 스위스프랑에서 올해 7514억 스위스프랑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핀테크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비용도 줄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주 런던에서 개최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비용을 올해의 약 180억 프랑에서 오는 2019년 165억~170억 스위스프랑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암 CEO는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새로운 억만장자, 즉 크레디트스위스의 잠재고객이 탄생한다. 취리히대의 토비아스 스타라우만 교수는 “티암은 자산관리 부문에서 아시아로의 국제화를 지향하고 있다”며 “크레디트스위스는 스위스에 대한 평판으로 이익을 얻고 있으나 실제 사업이 이뤄지는 곳은 바로 아시아”라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운용하는 아시아 부자 고객들의 자산은 총 1900억 스위스 프랑으로, 전체 아시아 시장의 2%에 불과하다. 이에 티암은 자산관리와 대출, 자문 등을 종합한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아시아 부자 고객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의 한 고객은 크레디트스위스에 2억4500만 달러의 자산운용을 맡겼으며 8억5000만 달러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조달 자문도 의뢰했다. 현재 이 고객은 크레디트스위스를 주간사로 선정해 2년 뒤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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