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인 블록체인 기술로 개도국 국민도 금융서비스 손쉽게 이용할 수 있죠”

입력 2017-12-0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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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킴 스텔라재단 대표 인터뷰

▲7일 서울 삼성동 스파크랩 데모데이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조이스킴 스텔라재단 대표는 “블록체인 통해 한쪽에 집중된 화폐를 재분배하고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사진제공=스파크랩)

“스텔라재단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합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한쪽에 집중된 화폐를 재분배하고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싶습니다.”

ICO(가상화폐 공개)가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전 세계에서 코인들 사이의 경쟁이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조이스 킴 스텔라재단 공동 설립자는 “앞으로 세계의 금융 프로토콜은 그런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통해 작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디지털 금융서비스 사업을 하는 스텔라재단은 2014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변호사와 창업가,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 조이스킴 대표와 가상화폐 리플(Ripple)을 만든 제드 맥케일럽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한쪽에 집중된 화폐를 재분배하고 개발도상국들을 도와보자는 꿈을 공유하며 재단을 출범시켰다. 현재 스텔라 결제네트워크의 가상화폐 루멘(Lumens)은 이미 1000억 개의 코인이 발행됐고 시가총액은 29억 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두 대표는 △오픈소스 △금융 접근성 높이기 △투명성 등 세 가지 목적에 충실하게 스텔라 플랫폼을 디자인했다. 낮은 수수료에도 전송 속도가 빠르고 신뢰성이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중 통화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가상화폐와도 상호호혜적이다. 킴 대표는 “비트코인을 스텔라 네트워크에 올려놓으면 비트코인 블록체인보다 훨씬 더 잘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장점들은 스텔라를 열악한 인프라 여건에서도 잘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필리핀과 인도에서 스텔라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이 가장 많고 아프리카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텔라 결제네트워크 플랫폼을 상용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 및 주요 은행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중이다.

아프리카에서는 특히 나이지리아에서 이미 서비스 출범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킴 대표는 “해외 교포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는 해외 송금과 예금 수요가 높은 반면 계좌도 없는 국민이 전체의 70%에 이른다”며 “이곳 사람들은 스텔라 네트워크를 이용해 쉽게 해외송금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구가 많고 인프라가 없는 국가들일수록 새로 생겨나는 기술을 가장 빠르게 차용한다”면서 “개발도상국들이 몇 단계를 건너뛰고 암호화폐로 곧장 발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킴 대표는 “서로 경쟁하거나 서로를 대체하도록 디자인된 다른 프로토콜과 달리 스텔라 프로토콜은 기존 세계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이를 업그레이드해준다”며 “스텔라 프로토콜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현재의 가상화폐 광풍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투기는 경계해야 하지만 블록체인의 부정적 면보다는 ‘다양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킴 대표는 “현재처럼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좇아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부의 집중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려면 돈, 정보, 기술지식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매우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들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런 다양성을 바라보고 투자하고, 입법가들은 규제로만 일관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가상화폐 생태계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법제에 대해선 변호사로서 냉정한 판단을 보여줬다. 킴 대표는 “굉장히 많은 국가들을 다녀봤지만 한국은 개발자들도 풍부하고 스타트업과 블록체인 기업, 거래소 등 모두 글로벌 1등”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법제적으로는 압도적으로 앞선 일본을 따라갈 수 없다”며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한국 정부는 발전된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지지해나가야 한다”고 고언했다.

“한국은 미래의 디지털 월스트리트가 될지 실패할 지 양 갈래 길 앞에 서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를 보지 않으려고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가 되면 안 되겠죠.”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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