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업계, 침실 쟁탈전 본격화

입력 2017-12-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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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11일부터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가능해져…‘원조 비아그라’ 개발사 화이자ㆍ테바 등 경쟁 치열해질 듯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개발사인 화이자가 4일(현지시간) 푸른색의 원조 비아그라(왼쪽)와 흰색의 비아그라 복제약을 공개하고 있다. AP뉴시스

글로벌 제약업계의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한다.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개발사인 화이자가 오는 11일부터 미국시장에서 기존 비아그라의 절반 가격에 복제약을 출시한다고 6일(현지시간)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1998년 첫 선을 보인 세계 최초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는 그동안 화이자의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비아그라 매출은 15억 달러(약 1조6410억 원)를 넘었다. 출시 당시 비아그라 가격은 한 알당 10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 미국 소매가격은 약 65달러로 높아졌다.

당초 미국에서 비아그라 특허권 보호기간은 2020년 4월까지였다. 그러나 화이자는 4년 전 복제약 전문업체 테바제약으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2017년 말부터 비아그라 복제약 판매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다음 주부터 비아그라 복제약을 미국에서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영국에서 비아그라 특허는 2013년 만료돼 현재 복제약이 시장에서 활발하게 팔리고 있다.

화이자는 원조 비아그라를 생산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 기대되는 복제약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비아그라 저가 버전을 내놓게 된 것이다. 기존 비아그라는 파란색이지만 복제약은 흰색이다.

테바도 복제약 판매를 시작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가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내년 여름에 더 많은 비아그라 복제약이 속속 출시돼 가격을 90% 떨어뜨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 스태튼아일랜드대학병원의 비뇨기과 전문의인 나훔 카틀로비츠 박사는 “그동안 환자들은 비아그라 구매에 많은 돈을 쓰고 있었다”며 “비아그라 제네릭(복제약)이 출시되면 환자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자체 시장조사에서 고객 중 20%가 비아그라에 충성도를 보였다며 기존 제품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복제약 시장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자체적인 복제약을 내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내년 1월부터 새로운 두 가지 형태의 할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원조 비아그라 마케팅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2003년 출시된 또 다른 약인 시알리스와 레비트라도 내년 가을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시알리스는 미국시장에서 비아그라에 근소하게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의료 전문 리서치 업체 IQV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두 약 처방전은 1200만 장 이상 발행됐으며 매출은 합쳐서 약 3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두 약 가격이 인기에 편승해 꾸준히 오르면서 건강보험에 발기부전 치료가 포함되지 않는 많은 남성이 약들을 살 수 없었다. 2012년 이후 두 약에 대한 처방전 수는 20% 이상 줄어들었다고 IQVIA는 지적했다.

그러나 복제약 허용으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샌디에이고성의학병원의 아라셀리 페나 메디컬어시스턴트는 “많은 환자가 이미 복제약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것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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