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두달 앞두고 SKT, KT 중계망 훼손… 국제적 망신 당할뻔

입력 2017-12-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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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고의성 없었다" 해명...조만간 경찰조사

▲사진은 IBC센터에서 42m떨어진 곳에 있는 맨홀 내 모습으로 SKT(우측, 빨간색)가 올림픽방송통신망(좌측, 회색)을 무단으로 파손하고 자사의 케이블을 설치한 현장 모습(사진제공= KT)
2018 평창동계 올림픽을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KT의 중계망을 무단으로 훼손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 조사를 받는다. 만약 KT가 이번 중계망 훼손 사실을 몰랐다면 올림픽 기간 중 안정적인 중계가 불가능해 국제적 망신과 함께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이 때문에 KT 측은 강경한 입장이지만, SK텔레콤은 고의성은 없었다며 크게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KT는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이 지난 9월과 10월에 걸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KT가 구축한 통신관로의 내관 3개를 훼손하고 자사 광케이블을 설치한 것을 확인하고 업무방해죄 및 재물손괴죄로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소했다고 4일 밝혔다.

SK텔레콤은 KT가 평창군 대관령면 내 올림픽 통신시설을 위해 설치한 통신관로 중 메인 프레스센터(MPC), 국제방송센터(IBC), 스키점프대, 슬라이딩 센터 인근의 관로 내관을 3개 절단하고 자사의 광케이블 총 6km를 연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원 평창경찰서는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이날 KT 관계자들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벌였다. 조만간 SK텔레콤 관계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해나갈 방침이다.

KT 측은 평창올림픽 대회 기간이 다가오면서 트래픽이 몰릴 것을 예상해 SK텔레콤이 광케이블에 자사 인터넷, 무선 중계기를 연결하려고 이같은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무선 서비스 품질개선을 위해 지난 10월 IOC와 강원도개발공사 관로 작업을 하겠다고 보고한 후 승인을 받고 들어가 작업을 진행했다"며 "관로 외관이 평창조직위 표시가 있어 내관도 조직위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했던 것인데, 우리가 오인지한 걸 확인하고 KT측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경우 3개월 안에 복구하도록 하는 협정을 체결했기 때문에 이달 중 해당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관로는 KT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주관방송사인 OBS와 총 333km의 통신망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설치한 것이다. 여기에 설치되는 광케이블은 올림픽이 진행되는 경기장 12곳과 비경기장 5곳의 경기 영상을 국제방송센터까지 전달하고 대회 업무망, 시설망 등 통신을 이용하는 데 사용된다. KT는 대회 기간 이 시설을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제공한다. KT는 통신관로를 구축하는 데만 수백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광케이블은 외부 충격에 취약해 외관을 설치하고 이 안에 삽입되는 4∼5개의 내관에 각 1개씩 넣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KT는 SK텔레콤 측 주장과 달리 SK텔레콤이 IOC와 KT에 협의를 거치지 않고 작업을 진행했으며, 내관에 KT 표시가 있었음에도 고의적으로 절단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무단 포설을 KT가 알아채지 못했다면 전 세계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올림픽 경기의 안정적인 송출이 불가능한 만큼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내관에 SK텔레콤이나 KT의 고유 색상이 있어 판별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심지어 옆에는 비어있는 외관도 있는 상황임에도 굳이 우리 관로를 훼손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에 하나 이번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대회 기간 중 중계가 원활치 못할경우 IOC 올림픽주관방송사인 OBS에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물어줘야 한 만큼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이날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성공적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이끌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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