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TS “반도체, IoT로 급성장기...2년새 30% 성장 전망”

입력 2017-11-29 10:16수정 2017-11-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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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 사상 첫 4000억 달러 돌파...일각에선 설비투자 넘쳐 공급과잉 우려도

세계 반도체 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17년 세계 시장 전망’에서 올해 반도체 산업 규모가 4086억 달러(약 443조 원)로 2016년 대비 20.6% 증가할 것이라며 6월 전망치에서 300억 달러 상향 조정했다. 이대로라면 반도체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4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셈이다. 2018년은 2016년 대비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WSTS는 3~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실리콘 사이클을 뒤집을 정도로 반도체 산업이 이례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고속 처리하고,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량 수집한 정보를 저장하는 새로운 수요가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편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는 컴퓨터나 사무기기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1970년대 후반부터 ‘산업의 쌀’이라 불렸고, 이후에도 휴대전화와 디지털 카메라가 수요를 견인했다. 최근에는 기억이나 연산 기술이 발달, 스마트폰의 원동력이 되어 동영상 시청이나 데이터 저장 등 새로운 용도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빠르게 회복하며 2010년 이래 두자릿수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2018년에는 2017년 대비 7.0% 증가한 4372억 달러로 2년 만에 최대폭인 30% 성장이 예상된다. 2013년 이후 중국 경기 둔화로 0.2% 감소한 2015년을 제외하고 성장이 계속되는 것이다.

한국 삼성전자와 일본 도시바 등이 수위를 다투는 반도체 메모리 부문은 전년 대비 60.1% 증가했다. 동영상 다운로드 서비스 보급이 데이터센터 및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메모리 수요를 지원한다. 동영상 데이터는 용량이 커서 애플의 경우, 아이폰 용량을 3년간 4배로 확대했다. 동영상을 전송하는 데이터센터 분야도 압축·전송하는 서버용 반도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WSTS가 시장 전망치를 상향한 이유는 새로운 용도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공장 등을 관리하는 IoT 기기는 앞으로 전 세계에서 1조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 연간 출하 15억 대인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반도체 수요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미국 인텔이 “자동차는 바퀴 달린 데이터센터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율주행차의 보급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후 좌우로 카메라를 갖춘 자율주행차 데이터 수집 양은 방대하다. 고성능의 CPU(중앙처리장치) 외에 1테라(1테라=1조) 바이트 규모의 데이터 저장 장치가 필요하다.

호황기를 맞은 반도체 업체들은 설비투자를 늘린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IC인사이츠는 반도체 업계의 설비 투자가 2017년에 전년 대비 35% 증가한 90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낙관적인 수요 전망에 기업들이 일제히 증산에 나서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은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제조장치에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산업은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2000년대 초에 광화이버 증산으로 해당 업계가 공급 과잉에 빠진 것이 일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이 경쟁사를 따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판매 가격을 낮출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26일에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자 리포트에서 NAND형 플래시메모리 수요 확대가 지속되는 한편, 투자 과열로 2019~2020년에는 공급 과잉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27일 삼성의 주가가 5% 빠지는 등 올들어 최대폭으로 주저앉았고, 28일 도쿄증시에서는 도쿄일렉트론이 3% 하락했다. 이는 시장 역시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경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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