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ㆍLG 세탁기 120만대 초과에 50% 관세 권고

입력 2017-11-22 09:34수정 2017-11-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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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 물량이 120만 대를 초과할 경우 무려 50%의 관세가 부과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두 회사는 정부와 공동 대응책 마련에 나섰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2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삼성ㆍ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월풀이 요청한 일률적인 50% 관세 대신 TRQ(저율관세할당)를 120만 대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토록 한 것이다. TRQ는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낮은 관세를 매기되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수입제한 조치다.

삼성과 LG는 어떤 형태의 수입제한 조치도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입장이지만, 꼭 필요하다면 글로벌 TRQ를 145만 대로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만 관세 50%를 부과해 달라고 ITC에 요청한 바 있다.

미 ITC는 이와 함께 삼성과 LG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세이프가드 조치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세탁기가 전혀 없고, LG전자도 20%에 불과해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120만 대 미만의 물량에 대한 관세를 놓고선 4명의 ITC 위원이 ‘부과하지 말자’는 의견과 ‘20%를 부과하자’는 의견으로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무역위는 이들 의견을 각각 담은 2개의 권고안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개 권고안을 바탕으로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와 수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구제조치를 받아들인다면, 이는 2002년 한국산을 비롯한 수입 철강제품에 8~30% 관세를 부과한 이후 16년 만에 세이프가드가 부활하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와 소매업자, 일자리에 파괴적인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LG전자 역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므로 이번 ITC 권고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이날 오후 삼성ㆍLG전자와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한편, 미국 대형 가정용 세탁기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은 월풀이 35%로 가장 높고, 이어 삼성(18%), LG(16%) 순이다. 삼성과 LG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1400억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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