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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직업으로] “옷차림은 전략이고 일종의 ‘예술행위’다”
입력 2017-11-20 14:17   수정 2017-11-22 16:22

몇 해 전이었다. 연두색 혹은 핑크색의 잠자리 날개 같은 옷을 입은 필자가 카메라 앞에서 마음껏 포즈를 취하며 행복해하고 있었다. 얼마나 요정같이 예쁘던지 스스로한테 반했다. 꿈이었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공주같이 예쁘고 화려한 것을 좋아했다. 그런 성향의 필자에게 패션쇼는 어려서부터 꿈의 무대였다. 그날의 꿈은 오랜 소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꿈에 패션모델이 되어 멋들어진 포즈를 취하던 필자는 ‘패션모델’이라는 키워드로 열심히 검색했다. 곧바로 강남시니어플라자의 모델워킹반에 등록했고 주 1회 모델워킹 연습을 하고 있다. 모델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환희였고 감격이었다.

강남시니어플라자에는 3년 전부터 모델워킹반이 개설되어 있다.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세 반이 등급별로 나뉘어 매주 금요일 12시, 1시, 2시에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시간은 50분이고 강사로 프로 모델이 초빙된다.

시니어 모델워킹은 여러 곳에 개설되어 있다. 필자가 패션 특강을 몇 달간 수강했던 강남의 SD모델 학원은 모델워킹 수강료가 월 12만원이다. 강남시니어플라자 시니어 모델워킹 과정은 월 수강료가 2만원이다. 지역 주민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문화원이라 월 수강료가 파격적으로 저렴한 것이다.

전문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고자 하는 사람은 비용이 허용된다면 전문학원에서 수강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들은 비즈니스로 접근하기에 전문적이고 집중적으로 가르치며 패션쇼 무대에도 수시로 설 수 있도록 무대를 자주 만든다. 만약 비용이 부담스러우면 수강료가 저렴한 곳에서 수강하면 된다. 그날그날 배운 것을 몇 번이고 반복 연습해서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여유 있는 표정과 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를.

시니어는 급하게 전문모델이 되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모델워킹 연습하는 시간을 즐긴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것이 좋다. 모델워킹을 운동 차원에서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차피 해야 하는 운동을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과 눈을 마주치고 웃으며 하는 시간이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 모델 지망생들은 개성이 강하다. 어떻게 하면 남보다 튈까에 초점을 맞춘 복장들의 기상천외함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다른 사람의 옷차림을 탐색하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다.

평상 시 걸을 때도 모델처럼 걷는다. 배에다 힘을 주고 다리를 쭈욱쭉 뻗어 바른 자세로 걸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멋지게 보이도록 노력한다. 일반 거리를 런웨이라 상상하면 된다. 모델의 전부는 표정과 분위기다. 서두르지 말고 여유 있게 웃는 표정으로 워킹하고 눈빛은 남자를 유혹할 때처럼 섹시하고 강렬해야 한다. 자신만의 캐릭터와 카리스마를 갖고 아우라를 내뿜어야 한다.

모델워킹을 할 때는 배에다 힘을 주고 다리를 뻗고 시원시원하게 걷는다. 손은 계란 하나를 쥔 듯이 하고 머리는 머리카락에 끈을 묶어서 위에서 잡아당긴다는 느낌으로 바로 세우고 턱은 약간 아래로 향해야 한다. 허리에 손을 올리는 포즈는 손을 허리보다 약간 위쪽으로 올리는 것이 다리가 길어 보이는 꿀팁이다. 옷을 입을 때는 One Point, Two Color를 생각하며 입는다. 그러면 좀 더 세련된 옷차림이 될 수 있다.

패션쇼를 하게 되면 전문학원에서는 쇼를 할 때마다 개인이 옷값을 부담해야 한다. 문화원 주최로 패션쇼를 하게 되면 자신의 옷을 입고 나가면 되므로 특별히 옷값이 들지 않는다. 강남시니어플라자 모델워킹반에서는 회원만 가입할 수 있는 단체 카톡방을 운영하며 서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모델워킹에 뜻이 있는 사람은 강남시니어플라자 3층에 있는 사무실에 가서 등록하면 된다. 한 반이 30명 정도로 구성되고 주로 3개월 단위로 등록해야 한다. 여성들 사이에 워낙 인기가 높은 강좌라서 몇 기수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강남시니어플라자의 모델워킹반은 현재 대기자만 몇십 명 된다. 강남 신세계백화점에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3개월 과정의 모델워킹반이 개설되어 있다. 이곳은 강남시니어플라자와는 달리 일단 과정이 끝나면 기존 회원은 더 이상 수강할 수 없고 신입회원만 가능하다.

하지만 강남시니어플라자는 몇 년이고 계속해서 같은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한번 모델워킹에 발을 담그면 그 매력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기에 강남시니어플라자는 몇 년 동안 같은 회원끼리 모델워킹을 하고 있다. 나도 그들 중 하나다.

시니어 사이에 인기가 높은 것이 모델이기에 남들과 차별화되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직업 모델이 되려면 아무래도 전문학원에 가서 고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집중적인 수업을 받아야 한다.

취미로 시작한 공부이지만 잠시라도 모델이라는 긍지를 가질 수 있고, 경쾌하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들으며 수업을 하기에 마음이 즐거워져 힐링까지 된다. 바른 자세를 익혀서 바르게 걷기 때문에 허리통증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모델워킹을 한 후 허리통증이 사라졌다는 사람도 있다.

1년 전 강남시니어플라자모델워킹 팀이 <서울시 시니어 장기자랑대회>에 나가서 패션쇼를 해 1등을 했다. 코엑스, 올림픽공원 등의 행사에도 출전해 수많은 시니어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의 열광적인 환호가 뿌듯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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