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호들이 젊어지고 있다...산업 지형이 부호 지형도 바꿔놔

입력 2017-11-17 08:52수정 2017-11-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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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자 평균 나이 55세로, 미국 400대 부자들보다 12년 젊어…메이퇀뎬핑의 왕싱·투데이헤드라인의 장이밍 등 3·40대 약진

중국의 부호들이 젊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출신 성분에 따른 부의 대물림이나 정부와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을 벌여 부자가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디지털 경제의 발전에 힘입어 젊은 나이에 스타트업을 세워 자수성가한 신흥 부호들이 약진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2017년 중국 부자’ 순위에서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차이나에버그란데)그룹의 쉬자인 회장이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과 다롄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 등 쟁쟁한 인사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의 재산은 전년보다 400% 이상 급증한 425억 달러(약 47조 원)에 달했다.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은 재산이 60% 급증한 390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마윈 회장도 386억 달러로, 재산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어났지만 3위에 그쳤다. 왕젠린이 252억 달러로 4위, 중국 최대 택배업체 순펑의 왕웨이 회장이 223억 달러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상위 10위 부자들은 IT와 부동산, 자동차, 전자 등 4개 업종에서 나왔다. 주목할만한 것은 IT 부문이다. 왕웨이 회장도 전자상거래 열풍에 따른 택배 수요 급증 덕을 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IT 부문에서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의 리옌훙 최고경영자(CEO)와 온라인 게임업체 넷이즈의 딩레이 CEO를 포함해 무려 5명의 톱10 부자가 나온 셈이다. 이들 중 마윈(53)을 제외한 4명이 모두 40대다. 인터넷 사업의 발전에 힘입어 중국 부자 지형도가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포브스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젊은 억만장자들을 키우는 곳이 됐다며 중국 부자들의 평균 나이가 55세로, 미국 400대 부호 평균 나이(67세)보다 12년이나 젊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중국 부자들은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 미국 부호들보다 10년 이상이나 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아울러 중국 부자들의 30%가 50세 미만이다. 반면 미국은 그 비율이 10%에 그친다. 미국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신흥부자들이 탄생하고 있지만 중국의 역동성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세계 4위 스타트업 메이퇀뎬핑을 키워낸 왕싱 CEO.

소셜커머스 메이퇀뎬핑의 왕싱(44) 공동대표는 41억 달러 재산을 자랑한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메이퇀과 뎬핑의 2015년 합병을 주도했다. 메이퇀뎬핑은 합병 이후 2년 만에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로 배 이상 치솟으면서 세계 4대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음식배달을 넘어 화장품과 건강식 등 다양한 부문에서 O2O(Online-To-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억 명이 넘는 독자를 자랑하는 뉴스앱 투데이헤드라인의 설립자 장이밍.

뉴스앱 투데이헤드라인으로 대박이 난 장이밍(33) CEO는 차세대 미디어 제국을 꿈꾸고 있다. 그의 뉴스앱은 하루 실질 사용자 수가 1억2000만 명을 넘는다. 단순한 뉴스 포털 방식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독자 개개인이 원하는 뉴스를 쏙쏙 골라내 보여주면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독자 한 명 한 명이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뉴스를 찾아내는 개인 편집자를 갖게 된 셈이다. 장이밍 CEO는 올해 미국 10대들에게 인기있는 동영상 스타트업 플리파그램을 인수하는 등 해외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양후이옌(36) 사장은 207억 달러 재산으로, 부호 순위 6위에 올라 중국에서 가장 젊은 여성 부호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그는 다른 신흥부자들과는 달리 1992년 회사를 설립한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았다.

왕타오(36)는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DJI를 설립했다. DJI는 민간드론 시장을 개척해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른다. 드론 제조를 넘어서 영화촬영과 농업, 자연보호와 인명 구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의 상업적 이용방식을 개척한 것이 DJI의 성공비결이라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로 우버와의 경쟁을 이겨낸 디디추싱의 청웨이 CEO 나이도 34세에 불과하다. 청웨이 CEO는 애플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 이를 바탕으로 우버의 파상공세에 맞선 끝에 결국 우버차이나까지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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