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발 뺀 국내 건설업계...‘승자의 저주’ 재현 우려?

입력 2017-11-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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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 ‘아람코’도 사우디 정치 불안에 참여 어려울 수도

몸값 2조 원 규모의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 마감이 임박했지만 매각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추가 쏠린다.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지만 ‘승자의 저주’ 우려에 국내 건설업계는 소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매각 흥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대우건설의 만만치 않은 덩치다.

올해 국내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순위 3위로 시공능력평가액만 8조3000억 원에 달하고, 지난해 총 매출액은 11조 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매출은 9조 원에 이른다.

자금부담도 만만치 않다. 대우건설의 현재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대금은 약 2조원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인수에 나설 경우 '승자의 저주'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비밀유지확약서 제출에 참여한 건설사라고 해도 실제 입찰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특히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매각이 성사된다고 해도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거론되는 일부 국내 기업의 경우 자금력은 좋지만, 주택사업에 한정된 곳들이 대부분이어서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을 얼마나 흡수하고 경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우건설 지분을 보유 중이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잇따라 지분 매각에 나선 것도 매각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예비입찰 마감이 임박한 시점에 지분을 매각한 만큼 일각에서는 의지가 강한 매수자의 요청이 있거나 오버행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대우건설의 매각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게 제기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모두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분 매각은 의지가 강한 매수자의 요청으로 잠재적인 과잉물량 해소나 지분구조를 정리하는 차원일 수 있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군에 있었던 아람코는 사우디 반부패 숙청에 따른 정치 불안에 참여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라 연구원은 "신도시 개발 등 경제적 결과물을 얻기 위해 매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람코가 현지 및 외국 건설사들과 합장으로 초대형 건설사를 설립 할 계획을 발표해 참가 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데다 현지 반부패 숙청에 따른 정치 불안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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