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슐랭 스타’에 굴욕 준 아베

입력 2017-11-08 17:08수정 2017-11-0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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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햄버거 오찬을 가졌다. 출처=아베 총리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 만찬 메뉴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연이어 방문하면서 만찬 메뉴에 대한 보도가 쏟아졌다. 외신들은 한국의 360년 된 간장에 주목하면서 세계적인 ‘미슐랭 스타’ 식당을 활용하지 못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대조된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 만찬에서 360년 씨간장에 재운 한우갈비구이와 독도 새우,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생선으로 알려진 가자미구이 등을 대접받았다. 만찬에 앞서 가진 차담에서는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곶감 디저트를 선보였다.

외신들은 미국 역사보다 오래된 간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영국 가디언은 360년 된 간장이 만찬 메뉴의 하이라이트라며 유명한 장인이 만들어 수세기 발효된 간장은 ℓ당 수천 달러에 팔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만찬에 사용된 간장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1706년 출생)이 태어나기도 전인 1657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에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에서 잡은 가자미가 특별한 의미를 보탰고 독도 새우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방문한 일본은 햄버거와 스테이크 등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좋아하던 메뉴에 집착해 환심 사기에 급급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도쿄에는 파리를 비롯한 다른 도시보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많이 있는데도 미국 스타일 메뉴를 제공했다”면서 “‘안전한 선택’에 머물렀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중 트레일러에서 KFC 치킨을 먹는 모습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햄버거와 타코, 치킨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2007년부터 도쿄 미슐랭 가이드를 발간했다. 당시 일식집과 스시점이 별 3개를 획득해 화제가 됐다. 미슐랭은 도쿄 150개 레스토랑에 191의 별을 주었는데 이는 뉴욕의 54개, 파리의 97개보다도 많다. 미슐랭은 “도쿄는 세계적인 미식의 도시”라면서 “몇 대에 걸쳐 수백 년 내려온 요리들은 고유 기술과 전통 계승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스시와 라멘, 꼬치구이를 비롯해 사찰 음식까지 미슐랭 가이드에 실린 메뉴도 다양하다. 일부 식당은 “일본 음식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슐랭 가이드에 오르기를 거부할 정도로 자국 음식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방일 당시 도쿄 긴자의 미슐랭 별 3개 스시점에서 만찬을 가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골프장에서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치즈버거를 점심으로 먹고 저녁에는 철판구이 스테이크를 택하면서 “일본은 먹는 목적만으로도 갈 가치가 있는 나라”라는 평가를 이끌어낸 미슐랭 레스토랑들이 무색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향했다.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 중 만찬 메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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