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부재 속 전열 가다듬는 삼성… 대형 M&A 속도낸다

입력 2017-10-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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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권 SSIC 사장에 권한 위임…중장기 먹거리 발굴 잰걸음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하만 미디어 브리핑. 이 자리에서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왼쪽),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가운데),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이 손을 맞잡고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권오현 부회장의 사퇴를 계기로 전열 가다듬기에 나섰다. 경영진 세대교체와 함께 조직에 대한 대대적 쇄신작업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수합병(M&A) 관련 조직에 힘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더십 부재가 길어지는 가운데, 중장기 먹거리 발굴에 더는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직 쇄신 작업 가운데 하나로 손영권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에게 권한을 최대한 위임해 인수합병 대상 물색 등의 작업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손 사장이 이끄는 전략혁신센터는 실리콘밸리 기업과의 교류 및 M&A 등을 주도한다. 이에 삼성전자의 대형 M&A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초대 인텔코리아 사장을 지낸 손 사장은 하만 인수를 성사시킨 주역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핵심 참모로 꼽힌다.

또 삼성전자는 이사회 산하 경영위원회의 역할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권오현, 윤부근, 신종균 등 대표이사 3인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는 대규모 투자나 기업 M&A 등 삼성전자 경영 전반에 대한 의사 결정을 맡고 있다. 내년 3월 권 부회장이 이사회 자리에서 물러난 후 경영위원회 구성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의 M&A 시계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멈췄다. 반면 구글과 애플 등 경쟁업체는 한 달이 멀다 하고 M&A을 단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루프페이 인수로 삼성페이를 앞당겼던 것처럼 삼성은 M&A를 통해 시간을 사는 전략을 구사해왔는데, 오너 부재 이후 사실상 대형 M&A가 사라졌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발전 속도를 혼자서 따라잡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꾸준히 M&A 대상 기업을 물색해왔지만,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대형 M&A를 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게 삼성 안팎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권한을 최대한 실무진 및 경영진에 위임하고, 이 부회장과 옥중 협의를 통해 살 만한 회사는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한편 손 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CEO 서밋’에서 향후 M&A 및 투자 방향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선언한 투자 방향성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구분을 넘어 ‘데이터’에 방점이 찍힌다.

20세기에 석유 자원으로 산업혁명이 발생했다면, 미래는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Data is new oil)가 돼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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