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전격 사퇴… 배경은?

입력 2017-10-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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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쓴 권오현<사진>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전격 물러난 배경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인한 회사의 위기상황을 에둘러 보여주기 위한 충격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은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오너 부재에 따른 중장기 먹거리 발굴에 차질을 빚어왔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 구속 수감 이후, 분기마다 최대실적 기록을 갈아치우자 일각에선 '오너가 없으니 더 잘나간다'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권 부회장은 최근 호실적은 과거 결단에 따른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은 13일 사퇴를 밝히며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퇴 배경은 최근 반도체 슈퍼호황기에서 찾을 수 있다. 반도체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른 현재가 후배 경영진에 자리를 양보하기 최적의 시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삼성전자는 분기 반도체 영업이익 1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 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전자를 대표하며 청와대를 비롯해 각 정부부처 간담회에 참석하며 심신이 지쳤을 것"이라며 "반도체 실적이 절정인 지금 '박수칠 때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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