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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엑소더스]유통업계의 중국外 진출 공략은-4. 러시아 편
입력 2017-10-09 14:45

러시아는 우리에게 낯선 시장은 아니다. 팔도도시락과 오리온이 2000년대 초반 진출한데 이어 2009년엔 롯데 호텔과 롯데 백화점이 들어섰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러시아의 경제성장 둔화와 서방 제재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러시아 내 한국 제품 수입 규모는 감소 추세에 접어든 상태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수는 약 100개 정도다. 현대기아차와 삼성, LG 등이 현지 시장에서 굳건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언급한 팔도도시락과 오리온 등도 식품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대상그룹 역시 2015년 현지 조미료 분야 제조사와 현지 합작 생산 추진을 위한 첫걸음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안(한국명 안현수)이 소치 동계 올림픽 당시 팔도도시락과 롯데호텔의 후원을 받는 등 국내 기업의 현지 공략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 가운데 국내산 라면과 김 등 식료품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러시아의 유통구조가 과거 영세 자영업 위주 구조에서 국내외 대형 체인 구조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소도시 등에서도 자체 유통망을 갖춘 브랜드의 유통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만큼 수요에 즉각 반응할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영세 자영업 시절엔 변화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이 있던 러시아 유통 시장이었다.

한국의 라면 수입 규모는 2016년 기준 31억9943만 달러(한화 약 3조6681억 원)로 러시아 내 점유율은 34%가 넘는다. 스위스에서 일본 등의 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것과 달리 러시아에선 압도적인 수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밀접한 우크라이나의 경우 2위로, 지난해 점유율은 18.97%에 그쳤다.

김 수입 규모 또한 중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이 7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두 나라 합산이 96%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공략 가능한 시장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유통구조의 다변화로 국내 대형 유통체인이 합세한다면 식품과 유통채널 모두에서 중국을 위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은 “현재 한국산 식품의 러시아 수입을 위해 러시아 TK Land와 무역관과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요식업 프랜차이즈 시장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풍이라는 현지 소식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지 프랜차이즈 체인점은 일부 기업들이 독점한 상태며, 2016년 기준 전년대비 체인점 매출은 약 29% 상승했다. 이는 유럽발 제재로 유럽산 농식품 수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싼 고급 식당보다 패스트푸드 등 프랜차이즈 식당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이유로 보고 있다.

현재 일본의 ‘긴자 프로젝트(Ginza Project|)’, 이탈리아의 ‘이탈리아 그룹(Italy Group)’ 등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으로 시장을 확보한 상태다. 국내의 경우 CJ제일제당이 지난 6월 러시아 냉동식품 업체 라비올리(Ravioli)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러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비비고 왕교자’를 현지에서 생산할 준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한상공회의소와 코트라의 러시아 진출 지원도 국내 유통업계에 희소식이다.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앞서 ‘한-러 비즈니스 파트너십’ 등 행사를 개최하며 한-러 양국 간의 시장 진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러시아 경기 침체 장기화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당국이 제조업 등의 주력 분야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기계설비, 의료, LED 시장 등이 우선적으로 진출에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며 다양한 투자 유치를 꾀하고 서방 제재로 인해 친(親) 아시아 정책을 확대한 만큼 유통업계도 시장 확대를 노력해야 한다는 현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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