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수 노린 영화주…주가 웃을 수 있을까?

입력 2017-09-2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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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성수기를 앞둔 영화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박스오피스의 매출액 감소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최장 10일 동안 연휴가 이어지면서 관객 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다. 5월,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 연휴가 겹친 10일간의 징검다리 연휴에는 약 950만 명이 극장을 찾았다. 투자배급사들은 올해 추석 연휴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관객이 영화를 관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추석 연휴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명절 기간 가족 단위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많아 모객에 이점이 있다”면서 “해외 여행객 증가에 따른 보수적 판단에도 1000만∼1100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투자배급사들은 흥행이 보장된 기대작을 명절 연휴에 배치한다. 올해 추석에는 CJ E&M의 ‘남한산성’과 키위미디어그룹의 ‘범죄도시’가 개봉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0월 3일 개봉을 앞둔 ‘남한산성’은 2007년 출간 이래 70만 부 이상 팔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1636년 병자호란 때 청나라 대군을 피해 인조와 신하들이 남한산성에 고립된 채 보냈던 47일을 그린다. 이 작품은 순제작비 150억 원이 투입됐다. 손익분기점(BEP) 관객 수는 500만 명이다.

CJ E&M은 앞서 220억 원을 투입한 영화 ‘군함도’의 사실상의 흥행 실패로 영화사업 부문에 타격을 입었다. 3분기 영화 부문 실적은 시장 약세에 라인업 부진이 더해지며 영업손실 2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 누적 배급점유율은 12%로 지난 분기 기록한 3년간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회사 측은 ‘남한산성’의 개봉 전부터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50억 원이 넘게 투입되어 손익분기점 기준이 높은 만큼, 흥행에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경쟁작 ‘범죄도시’는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다. 순제작비 50억 원, 손익분기점 200만 명으로 흥행에 성공할 경우 높은 실수익이 전망된다. 다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위험 요인이다. 다른 등급에 비해 관람할 수 있는 관객의 범위가 작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의 흥행 소식은 아직 없다. ‘범죄도시’는 코스피 상장기업 키위미디어그룹이 투자배급 사업을 추진한 후 처음으로 내놓는 작품이다. 지난해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체질 변경을 선언한 키위미디어그룹은 음악, 영화, 공연, 브랜드 사업 등을 동시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범죄도시’를 비롯해 ‘대장 김창수’, ‘기억의 밤’ 등을 연내 개봉할 예정이다.

CJ E&M의 최근 주가 흐름은 우상향 추세다. 지난달 14일 ‘군함도’ 부진과 라인업 부재로 6만7900원까지 하락한 주가는 25일 현재 7만9100원까지 거래되며 한 달 새 15% 이상 상승했다. 반면, 키위미디어그룹은 25일 74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부진하다. ‘범죄도시’의 흥행 성적에 따른 실적 개선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다만, CJ E&M의 최근 주가 상승이 영화 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tvN 등 방송 콘텐츠의 매출 급증과 디지털 광고시장의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오른 4239억 원으로 전망되는데 방송 부문의 매출액이 3006억 원으로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M 투자의견 매수의 근거는 방송 중심의 견고한 본업가치, 2조7000억 원에 달하는 넷마블 지분가치, 하반기 스튜디오드래곤 상장모멘텀으로 요약된다”며 “단기 실적 모멘텀보다는 중장기 콘텐츠 경쟁력 제고, 밸류에이션 업사이드 존재, 자회사 상장 모멘텀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시장이 부진해 추석 연휴 시장 성적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8월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음에도 8월 국내 총 관객 수는 2988만 명, 전체 매출액은 234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2%, 1.51% 하락한 수치다. 7월 집계로 보면 관객 수는 2135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8.63% 줄었고, 매출액은 1689억 원으로 20% 이상 급감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국내 박스오피스는 2016년 9월에 ‘밀정’을 제외하고 큰 흥행작이 없어 매출액이 12.5% 감소해 기저 부담이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추석 미스매치 영향으로 블록버스터가 9월 말에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성장에 대한 눈높이도 낮춰야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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