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으려다 경제까지 잡겠네…시진핑, 당대회 앞두고 무리수 뒀나

입력 2017-09-26 08:53수정 2017-09-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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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 등 8개 대도시, 주택 전매 제한 조치 전격 발표…중국·홍콩증시서 부동산 관련주 일제히 폭락

중국 지방정부가 부동산 투기열풍을 잡기 위해 고강도 대책을 내놓자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국 충칭과 난닝 등 8개 도시가 지난 주말 주택 전매 제한 조치를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25일(현지시간) 중국과 홍콩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은 물론 시안과 난창 난닝 창사 구이양 스자좡 등이 지난 23일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이 일정기간이 지나야 이를 되팔수 있는 새 제한책을 내놓았다. 충칭시는 새로 주택을 매입한 사람에 한해 2년이 지나야 이를 되팔 수 있도록 했으며 구이양은 전매 금지 기간을 3년으로 정했다. 난닝은 이미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추가로 매입한 주택에 대해서 2년간 전매를 금지했으며 창사는 3년이라는 제한 기간을 뒀다. 허베이성 성도인 스자좡은 주택을 두 채 보유한 사람이 새로 매입한 주택에 대해 5년간 전매를 금지했으며 3채 보유한 사람은 무려 8년에 달했다.

지난 3월 부동산 대책에도 불과하고 투기 열풍이 잦아들지 않자 지방정부가 동시다발적으로 추가 대책을 시행했다. 부동산 매매 차익으로 이익을 내려는 투기 수요를 원천봉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도시들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하이 소재 부동산 컨설팅업체 토스퍼는 6개 도시가 이들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지난달 주택시장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주 발표에서 70개 대도시 중 46곳의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7월의 56곳에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도시 각각의 상황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창사시는 지난달 신규주택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6.5% 급등하는 등 최근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버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RHB오스크증권의 토니 호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일부 중소도시 집값이 공식 집계보다 더 높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더 많은 도시가 새 주택 매매 규제에 따를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가 오는 10월 18일 시작되는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잠재울 수 있는 묘수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에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커 주가는 중국증시에서 6.08%, 홍콩에서 7.98% 각각 급락했다. 젬데일은 중국에서 5.8% 빠졌으며 젬데일의 홍콩 상장 자회사인 젬데일부동산투자는 16.8% 폭락했다.

홍콩증시 항셍부동산업종지수는 2.9% 떨어져 지난해 11월 7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내면서 5주 만에 최저치를 추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냉담한 반응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여러 차례 투기를 잡겠다며 온갖 대책을 제시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니얼 쏘 중국초상은행인터내셔널 투자전략가는 “도시 주택당국의 규제 강화가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정책 발표는 단기적인 핑계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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