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그윽한 人生2막… 삼성, 실버일자리 만들기 앞장

입력 2017-09-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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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함께 일자리 창출 사업 ‘카페 휴’…시작 6년 만에 13호점 문 열어

▲어르신 일자리 창출 음료매장 'Cafe 休(카페 휴)' 용인수지구청점에서 근무하는 신정희(70) 시니어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직장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항상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친구들도 다들 부러워하죠.”

2012년 문을 연‘카페 휴’ 용인시 수지구청점’에서 5년째 근무 중인 신정희(70) 시니어 바리스타의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복지기관과 힘을 모아 지역사회 일자리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버 바리스타 음료매장 ‘카페 휴(Cafe 休)’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카페 휴’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적 안정을 돕고 삶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 지자체, 복지기관과 함께 펼치고 있는 지역사회공헌 사업이다.

2011년 삼성전자는 ‘리사이클링’이 가능한 사회공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짐을 느끼고, 용인시와 함께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방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용인의 카페 휴 1호점이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용인, 화성, 오산, 평택을 중심으로 카페 사업을 확장했다.

카페를 설치할 장소를 제공해주는 지자체, 바리스타 교육 및 매장배치와 카페 운영을 관리하는 복지기관, 그리고 카페 개소를 위한 제반 비용(건축시공, 인테리어, 커피설비)을 담당하는 삼성전자가 주축이 돼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간 것.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인근 지역에 총 13개(용인 8, 화성 2, 오산 2, 평택 1)의 ‘카페 휴’ 지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총 75명의 어르신, 장애인, 다문화 이주민이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7월 17일 경기도 평택시에 '카페 휴' 13호점을 새롭게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용인지역 ‘카페 휴’ 운영을 담당하는 처인노인복지관 조혜림 대리는 “2011년 용인에 첫 매장을 오픈 한 이래 현재까지 퇴직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어르신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다”며 “더 많은 어르신이 바리스타로 활약할 수 있도록 계속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에‘카페 휴’ 13호점을 개점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박정옥 씨 역시 70세의 나이로 바리스타가 돼 새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박 씨는 “평소 커피를 좋아했지만, 바리스타가 될 거라곤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2009년 복지관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1기 수강생으로 등록한 것이, 그녀가 처음으로 커피를 만들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막상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지만, 커피 만드는 것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평택에도 노인 일자리 지원차 카페를 운영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죠. 그래서 과감히 도전을 해봤어요. 힘든 점도 많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커피 맛을 좀 더 섬세하게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계속하니까 오히려 삶에 활력이 생기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며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과감히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카페 휴에는 박정옥 씨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평균 나이 70세에 육박하는 4명의 실버 바리스타들이 1명의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영업하고 있다. 박정옥 씨를 포함한 실버 바리스타 김창남(74), 김정의(67), 송복순(70) 씨는 말했다.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오늘’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고, 바리스타로 일하기에 너무 많은 나이 따위는 절대로 오지 않습니다.”

‘카페 휴’가 특별한 것은 단순히 나이 많은 바리스타를 기용해 노령층 일자리 제공에 앞장선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카페 휴’는 설립에 드는 사업비를 단순히 기업이 충당하는 게 아니다. 이번 NH 농협 평택시지부에 설립된 카페 휴를 만드는 데 사용된 사업비는 총 6000만 원이다. 이 비용은 삼성전자의 임직원들이 각자 십시일반으로 기부를 통해 마련된 후원금이다.

또 이 사업이 그저 기부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각에선 카페라는 명목으로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약간의 돈을 기부하는 정도로 운영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12개의 카페 휴를 살펴보면, 실제 매출의 30%를 유지ㆍ보수를 위해 적립하고 남은 돈으로 인건비와 재료비를 충당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본인들의 손으로 직접 커피를 만들어 팔고, 그 수익을 가져간다는 점에서 어르신들에게도 뜻깊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14호점을 추가로 개설하는 등‘카페 휴’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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