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채권썰] 소걸음이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연준 그렇지 못한 한은

입력 2017-09-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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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컸던 미국 연준(Fed)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매파적으로 끝났다. 자산규모 축소는 물론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데다 내년말 점도표 수위까지 고수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물가 오름세가 생각보다 미미해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봤었다. 또 포워드가이던스인 점도표의 하향 수정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었다.

연준의 이같은 자신감은 멀지않은 시점에 물가회복이 연준 목표치인 2%에 다다를 것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다소 늦춰지긴 했지만 당초 연준이 내뱉은 공언에 대한 시장신뢰를 확보(?)하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위 여우같은 시장에 맞서 말빨(권위)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인 셈이다.

반면 앞서 공개된 한국은행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은 실망스런 부분이 있다. 의사록을 보면 몇 달째 매파적 언급이 지속되고 있지만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낼 용기는 없어 보여서다.

실제 8월 의사록을 보면 “현재의 기준금리는 소위 중립금리를 하회하고 있다고 보이고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완화적”,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더불어 우리도 통화정책의 기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적 시계에서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지 않게 되도록 유의해야 하겠다” 등 곳곳에서 매파적 언급이 많았다.

의견은 달랐지만 인하 소수의견을 꾸준히 냈던 하성근 전 금통위원은 “소수의견을 낸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내 주장이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100% 공감하며 그래서 그런 용기를 냈던 하 위원을 존경한다. 당시 채권시장은 그런 하 위원의 용기에 믿음과 신뢰를 보냈다.

현재 금통위원 멤버들은 4명의 위원이 대거 교체된 직후 단 한 번도 소수의견을 낸 바 없다. 심지어 작년 5월 만장일치 동결을 결정하고도 그 다음달인 6월 또 만장일치로 인하하는 모습을 연출했었다. 시장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불확실성에 직면한 것은 미 연준이나 한은이나 비슷하다. 중앙은행으로서 신뢰와 권위는 스스로 구축하고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채권시장은 21일 연준 결과를 반영해 약세흐름을 보이겠다. 다만 아직도 한은의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은 만큼 약세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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