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관·역사관에서 도덕성·전문성 논란까지’ 논점 산적한 중기부 장관 인사청문회

입력 2017-09-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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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1일 열린다. 지난달 24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부터 종교관, 역사관 등 신념 문제를 비롯해 각종 신변 문제로 야당과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박 후보자가 이날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야권은 이날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에게 제기돼온 창조과학론, 뉴라이트 사관 등 신념의 편향성 문제를 비롯해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 의혹, 병역특례 연구원 허위 복무 의혹, 위장전입 논란 등 신변의 각종 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신설 중기부를 이끌어갈 수장으로서의 전문성 검증 문제도 논점이 될 전망이다. 박 후보자는 그간 벤처기업계를 제외하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계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는 통상임금 판결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에 대해 묻자 "공부하는 중"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나타난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관련 정책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종교계와 과학계, 야권 등에서는 이날 청문회 이전까지 박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다.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학자와 기업가로서 살아온 인생관을 부정할 수 있다면 청와대에서 저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철학에 동의하고 충분히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박 후보자에게 가장 논란이 됐던 지점은 창조과학론과 뉴라이트 사관 등 신념 문제다. 지난달 24일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한 이력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과학계와 종교계는 박 후보자의 자질에 이의를 제기하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박 후보자는 논란 직후 이사직을 사임했으며 이튿날 기자 회견에서 "창조론을 믿는게 아니고 창조 신앙을 믿는 것"이라며 "그쪽 창조론이나 진화론에 대해 한번도 연구한적이 없고 연구를 리뷰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또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쓴 연구보고서가 드러나 뉴라이트 사관 의혹을 받아왔다. 또 "과도한 노동운동, 책임을 망각한 과도한 민주주의, 노력 이상의 과도한 복지 등의 여파로 우리나라는 저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기술된 지역신문 기명 칼럼도 도마에 올랐다. 2014년과 2016년에는 '보수 논객' 변희재 씨와 뉴라이트 대표적 역사학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포스텍에 초청한 것도 드러났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후 여당 지지자들뿐 아니라 야당에서도 대통령의 장관후보자 지명철회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부끄럽지만 건국과 정부수립이 다르다는 것을 후보자 되고 처음 알았다"면서 "후보자 지명 후 다시 헌법을 펼쳐봤고, 헌법에 적힌 1919년 임시정부 건국과 4.19 혁명 정신에 공감하고 존중한다"고 답했다. 또 뉴라이트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 단어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한번도 그 운동이 어떤 성격인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고 회원도 아니며, 뉴라이트가 옳냐 그르냐에 대한 관심도 거의 없었다"며 "기명 칼럼은 다른 보고서의 내용을 종합한 것일 뿐, 제가 깊게 생각하고 쓴 것이 아니다"고 소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박 후보자의 신변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박 후보자가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이사 재임 시절인 지난 3월 이 회사 주주총회에서 자신과 이사 2명에 대한 임원 포상금 지급안을 발의·의결, 3000만원을 '셀프 포상'했다고 지적했다. 또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박 후보자의 부인이 2015년 8월 포항시 북구 양덕동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면서 다운계약서 거래로 탈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제가 바빠서 직접 하지 못한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자녀들 통학 문제로 급하게 하다 문제가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박 후보자의 허위 복무 의혹을 제기했다. 병역특례 연구원으로서 복무 기간은 5년인 반면 복무 기간 중의 연구원 재직 기간은 4년 4개월로 8개월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같은당 최연혜 의원은 전날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당시 종합 소득세를 축소신고했다가 국회가 세부자료를 요청하자 사업소득 내역을 뒤늦게 수정신고했다"며 박 후보자의 소득 은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자녀 문제와 관련해서는 장남의 위장 전입 의혹, 자녀 2명의 이중국적 문제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박 후보자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날 청문회는 난항이 예상된다. 바른정당은 전날까지 논평을 통해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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