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트럼프, 세제개혁 카드로 인종문제 돌파한다…아프간 관련 첫 TV 생중계 연설도

입력 2017-08-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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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의원·기업 인사 호응 얻을 수 있는 어젠다 집중…대선 승리 일등공신이던 극우주의 배넌 축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주의 캠프데이비드에서 안보 대책 회의를 하고 나서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TV 생중계 연설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새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AP뉴시스

백인우월주의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파문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제 개혁 카드와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많은 마찰을 불러 일으켰던 철강 부문의 안보 관련 조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그는 공화당 의원들과 기업 인사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세제 개혁 등 자신의 어젠다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트럼프는 지난주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시위에 대한 모호한 발언으로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경고장을 받은 것은 물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았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정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그동안 극단적인 행보로 온갖 마찰을 빚어온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전격 경질했다. 배넌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지만 이슬람 국적자 입국제한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분담금 이의 제기 등 각종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트럼프 행보의 배후로 지목돼왔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공보국장에 이어 배넌까지 축출됨에 따라 백악관의 내홍이 가라앉고, 트럼프가 좀 더 시장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것은 철강 부문에서의 안보 조사라고 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미 해당 안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이후 진행이 당분간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철강 수요와 경제 전반에 걸친 타격을 우려하는 기업계와 공화당 의원들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게리 허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앞으로 수개월간 세제 개혁을 추진하는 대신 중국과의 ‘경제적 전쟁’을 포함하는 무역 어젠다 등 논란이 컸던 급진적인 부문은 진행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우선주의’의 설계자인 배넌의 퇴출로 경제·통상 분야에 대한 압박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편 트럼프는 21일 취임 이후 첫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새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과 남아시아에서의 진전을 위한 새 대책을 미군과 국민에게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파병으로 아프간 군에 대한 훈련과 자문 역할을 강화해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 축출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T는 지난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경합주에서까지 지지층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트럼프에게는 국면 전환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NBC방송과 여론조사업체 마리스트가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3개 주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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