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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세안] 아마존, 싱가포르서 1시간 ‘총알 배송’ 나선 까닭은
입력 2017-08-17 10:45
(15) 美·中 인터넷 쇼핑몰 격전지된 동남아

미국과 중국 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쇼핑몰 기업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동남아를 무대로 새로운 전쟁에 돌입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달 싱가포르에 현지 최초의 물류센터를 세웠다. 이는 한 발 먼저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아마존은 주문 제품을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총알배송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마존은 동남아의 물류 허브 싱가포르를 전략 시장으로 정하고 주문 제품을 2시간 안에 배송하는 ‘프라임 나우’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라임 나우는 추가 요금을 내면 1시간 이내 배달도 가능하다. 1시간 이내 배달하는 특급 서비스의 배송료는 9.99싱가포르 달러(약 8310원), 2시간 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40싱가포르 달러어치 이상 구입하면 당분간 무료로 제공한다.

그동안 프라임 나우는 진출한 후 해당 지역에서 부가 서비스로 제공해왔던 만큼 이번 싱가포르 사례처럼 갑자기 도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취급하는 상품도 일용품과 식품으로 대폭 줄였다. 선진국에서의 당일 배송을 통해 쌓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소비자가 즉시 필요한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함으로써 타사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우선은 교통 및 통신 인프라를 갖춘 싱가포르에서 시범적으로 서비스한 후 주변국으로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 이처럼 속도전을 전면에 내세운 건 먼저 진출한 강력한 경쟁 상대인 알리바바의 존재감 때문이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는 의류와 잡화, 가전 등 광범위한 상품들을 취급하며 동남아에 있는 중국인들에게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는 지난해 현지 대기업인 라자다(LAZADA)를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에 인수했다. 라자다는 중국 한국 기업과 손잡고 동남아 지역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배송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라자다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중국에서 축적한 서비스와 자사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사용 확대도 도모한다.

타오바오는 연내에 동남아 6개국에서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며, 이른 바 ‘듣보잡’ 제품과 모조품이 많은 중국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악덕업자를 퇴출한다는 계획이다. 라자다는 올봄부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취급 상품을 400만 점으로 늘리고, 영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그동안은 중국어만 알면 싱가포르에서도 타오바오에서 물건을 살 수 있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여행사에서 일한다는 엘리스 양(27)은 새로 개설된 타오바오 콜렉션에 대해 “싱가포르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제품들이 즐비하다. 리뷰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판매자가 많은 것을 볼 때, 중국 타오바오보다 엄선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 씨는 1년 전까지 타오바오를 자주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이용이 줄었다고 말했다. 라자다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나머지 4개 시장에서도 현지 버전의 타오바오를 연내에 시작할 예정이다.

경제 성장이 계속되는 동남아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40세 이하 인구가 70%를 차지하는 등 중국에 비해 젊은층 비율이 높다. 인도네시아 등지에는 낙도가 많아 상업시설이 부족해 인터넷 쇼핑몰이 급속도로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는 것도 인터넷 쇼핑몰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아마존은 인터넷 소매사업 매출의 약 60%를 북미가 차지하며, 다음이 독일, 일본 순이다. 성장하는 신흥시장 개척은 세계 전략의 중요한 과제다.

한편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2위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JD닷컴도 동남아 시장을 노린다. JD닷컴은 인도네시아 물류망을 넓혀 7월에는 일본 야마토홀딩스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양사는 태국 등지에서도 판매 사업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세계적인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동남아를 무대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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