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초강세] 新냉전시대, ‘안전자산’시대 오나

입력 2017-08-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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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세 온스당 1300달러 돌파 관심… 비트코인 가격 사상 첫 4000 달러 넘어서

전 세계에 북핵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금융시장에 위험회피 성향이 커진 사이 안전자산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에 빠르게 파고들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안전자산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금의 맹위가 두드러진다. 지난 1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3.90달러(0.3%) 상승한 1294.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월 6일 이후 최고치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11일 금은 g당 4만7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3.75g으로 환산하면 17만7038원이다. 이는 ‘4월 위기설’이 불거졌던 4월 20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그만큼 국내 금융시장이 느끼는 불안감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금값은 뉴욕시장을 기준으로 지난 한 주동안 2.3%가 올랐다. 이는 4월 13일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한 주간 2.9% 올라 1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북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일.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사실상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한다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북한은 곧바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으로 미군 군사기지가 있는 괌 주변을 포위사격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질세라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화염과 분노 경고는 약했던 것 같다”면서 경고 수위를 높이며 양측의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인 VIX는 하루 만에 44% 치솟으며 16.04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최고치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의 공포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과 함께 가상통화 가치가 덩달아 올랐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신(新) 냉전시대를 맞아 가상화폐가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4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55% 상승한 4135.1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라이트코인과 리플 등 일부 인기 가상통화도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CNBC방송은 비트코인이 주말 사이 가격이 폭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 대해, 일본의 강한 수요와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세계에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면서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에 가격이 뛰었다는 이야기다. 지난 1일 비트코인 분열이라는 불확실성을 거친 이후 비트코인이 성공적으로 생존한 것에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통화를 더는 무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 군사적 긴장감 고조로 안전자산이 각광받으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주 금값이 온스당 심리적 지지선인 1300달러를 돌파할 것인지, 비트코인이 또 한번 신고점을 기록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 간의 긴장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진다면 안전자산인 금값이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력 충돌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아도 이번 주 양측 간 긴장이 지속되면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해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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