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워싱턴 29분 주파시대 가시화…머스크 “美정부, 하이퍼루프 구두 승인”

입력 2017-07-21 09:05수정 2017-07-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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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 머스크. AP뉴시스

시속 1200㎞로 달릴 수 있는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 상용화가 현실 기미를 띠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뉴욕-필라델피아-볼티모어-(워싱턴)DC를 29분 만에 주파하는 하이퍼루프에 대해 정부의 첫 구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도시에는 최대 12개의 지하 승강장과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출입구가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구두 승인 발언과 관련해 백악관은 “정부는 보어링컴퍼니 임원진과 대화 일정을 잡았다”며 “정부는 혁신적인 인프라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있으며, 최고의 해결책은 민간 부문의 독창성과 추진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 속을 자기부상 방식으로 달리는 신개념 이동 수단으로, 비행기보다 빠른 시속 12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린다. 2013년 머스크 CEO가 자신이 직접 스케치한 상상도를 공개할 때만 해도 하이퍼루프는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 5월 미국 네바다 주의 선로 시험 주행에 성공하면서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과 워싱턴DC의 거리는 약 400km로 이 구간을 차로 이동하자면 5시간 가량이 걸린다. 암트랙 ‘아셀라’ 특급을 타도 약 2시간 45분이 걸리며, 뉴욕 JFK공항에서 워싱턴 로널드레이건내셔널공항까지 비행기로 가장 빠른 옵션이라도 1시간 15분은 소요된다. 그러나 하이퍼루프를 이용하면 29분으로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서울과 부산 구간을 약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네바다 주에 설치된 500m짜리 시험용 하이퍼루프원 트랙. 미국 하이퍼루프원은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의 시제품 주행에 성공했다. 하이퍼루프원
머스크는 2013년 하이퍼루프 구상을 발표할 당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약 560㎞ 떨어진 샌프란시스코까지 3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이 코웃음을 쳤다. 시간당 800마일(1287km)를 달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하이퍼루프의 문제는 기술이 아닌, 규제의 문제라며 정부의 승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머스크가 미국 정부로부터 구두 승인을 받아낸 만큼 하이퍼루프 상용화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 통신사는 향후 수 주 안에 엔지니어들이 승객과 화물을 태우고 하이퍼루프의 개념을 알리는 중대한 테스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하이퍼루프 건설이 실제 시작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한데다 연방정부 및 주정부, 지역 기관들로부터 승인을 받는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하이퍼루프를 개발한 보어링컴퍼니가 터널 착공 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실제 얼마나 빨리 공사가 착수될 지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건설 예정인 하이퍼루프 터널의 총 길이는 약 220마일 정도로, 현존 세계 최장 길이 터널인 스위스의 고트하르트 베이스터널의 두 배가 넘는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마일(약 3.2km)도 채 안되는 뉴욕 지하철 철도를 연장하는데 드는 비용만 45억 달러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아직 많은 작업이 공식적인 승인을 필요로 하지만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낙관했다.

한편 필라델피아 관리들은 “정부 승인을 받았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머스크로부터 하이퍼루프 계획을 들은 바 없다고 CNBC에 전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 대변인도 머스크의 구두 승인에 대해 근거 없는 말이라고 했다. 워싱턴과 볼티모어 관계자들은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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