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김상조號에 손발 맞추는 재계…상생·내부거래 줄이기 안간힘

입력 2017-07-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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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의 자발적 변화’를 주문한 가운데, 재계가 상생경영을 비롯해 정부 손발 맞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재벌 개혁에 직접 개입할 여지를 남기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상조 위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CEO 조찬 간담회에서 새 정부의 경제민주주의의 방향성을 밝히며 그 출발은 재벌 개혁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대기업을 저격했다. 특히 “대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최대한 기다리겠지만 한국 경제에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면서 기업들의 자발적 변화를 요구했다.

같은 날 LG디스플레이는 금융·기술·의료복지 분야의 상생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2000여 개의 2, 3차 협력사까지 전면 확대키로 하는 내용의 ‘신(新) 상생협력체제’를 발표했다. 회사 측은 2015년부터 1차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자체 조성한 400억 원 규모의 상생기술협력자금을 1000억 원으로 늘려 2, 3차 협력사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2, 3차 협력사도 설비 투자, 신기술 개발, R&D 역량 강화를 위해 자금이 필요할 경우, 해당 업체가 LG디스플레이에 직접 신청해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현금으로 물품 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혁신적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마련, 이달 초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하나, 신한, 국민은행과 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했다.

삼성전자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달 가동한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2년간의 공장건설 기간 건설현장에만 하루 평균 1만2000명이 투입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만 2021년까지 총 37조 원을 국내에 투자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63조 원, 고용유발효과는 44만 명에 이른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일자리 15대 기업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며 “신(新) 정부 일자리 창출 정책에 많이 공감한다”고도 했다.

한화그룹은 새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앞두고 ‘내부 정리’ 차원에서 지분 정리에도 나섰다. 계열사인 한화S&C가 대주주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한 것. 한화S&C는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의 절반을 훨씬 넘는 2461억 원이 내부 거래를 통한 매출이다.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챙겨준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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