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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옐런, 임기는 다가오는데...‘옐런의 수수께끼’, 영구 미제로 남을까
입력 2017-07-17 15:30

▲재닛 옐런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엄습하고 있다.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다.

현 의장인 재닛 옐런은 지난 2014년 100년 연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의장에 취임했다.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이긴 하지만 전임자인 벤 버냉키나 앨런 그린스펀의 재임 기간을 감안하면 옐런이 유임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연준 의장 인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동안 연준 의장 인사에는 신중한 편이었다. 이에 연준은 20년 가까이 그린스펀을 필두로 장기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13대 그린스펀은 1987년부터 2006년 1월까지 19년간, 14대 버냉키는 2006년 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8년간 의장직을 수행했다.

그러나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트럼프를 비롯한 현 정권이 옐런 의장을 탐탁치 않게 여기면서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옐런은 전임자들과 달리 이례적으로 단명 의장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트럼프는 작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계속했다”고 비판했지만, 취임 후에는 “존경하고 있다”며 태도를 바꿔 옐런의 연임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얼마 전 트럼프가 자신의 오른팔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꼽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옐런 의장 역시 지난달 요로감염증으로 갑자기 입원해 건강이상설이 나돈데다 지난 13일 의회 증언에서 연임 요청을 받을 경우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정권이나 옐런이나 계속 의기를 투합할 뜻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옐런 의장의 연임 확률은 20.8%로 나타났다.

옐런은 금융위기의 끝자락에서 버냉키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아 금융 정책 정상화와 자산 규모 축소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연준은 버냉키 체제 하에서 2008년 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유도 목표를 거의 제로(0)%로 인하하고 이후에도 ‘양적완화(QE)’라는 대규모 채권 매입을 세 차례에 걸쳐 도입해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했다. 옐런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시절부터 이러한 조치가 고용 확대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 버냉키의 금융완화 노선을 이어가면서 4년간 금융정책 정상화와 자산규모 축소 등 출구찾기에 고심했다. 물론 이런 조치들은 일련의 효과를 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고용시장도 견실하게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임금과 물가가 현 경제 상황만큼 시원하게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옐런의 수수께끼’다. 남은 임기 동안 옐런이 이 미스터리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이는 과거 그린스펀 시절에 시장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와 맞닿아있다. 2000년대 중반, 그린스펀이 시중에서 유동성을 흡수하려고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되레 시중금리는 하락했다. 그린스펀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곤혹스럽다고 말하면서 월가에서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로 불렸다. 나중에 이는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들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미국채를 마구 사들이면서 시중금리를 떨어트려 통화정책을 무력하게 만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처럼 옐런의 수수께끼 역시 당장은 풀리지 않을 수 있다. 연준이 금융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은 매우 신중했다. 비전통적인 수단에서 출구를 찾다보니 시장과 대화를 진행하면서 수행해야 했고, 이 때문에 상당한 신중함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상화 움직임이 일단 궤도에 오르면 그 속도를 높여도 무방하지만 연준은 재작년과 작년 금리 인상은 1회, 올해는 3번을 약속했고, 내년과 내후년도 3회로 예정했다. 현재의 물가 수준을 봐도 장기적으로 경제가 과열되지도 둔화하지도 않는 중립금리가 유지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말마따나 성장률 3%를 달성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 남는다. 옐런이 4년 더 의장직을 맡으면 수수께끼의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일단 옐런은 추가 금리인상과 자산규모 압축이라는 전례없는 작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규모 축소를 결정하는 한편 기준금리 인상도 옐런 퇴임 전에 한 차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옐런 이후 금융정책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후임 후보로 꼽히는 콘은 공화당 입장에서 매파적인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금리인상 속도도 옐런보다 훨씬 빠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옐런은 연준 의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연준 이사, 연준 부의장을 역임했고, 연준과 인연을 맺기 전에는 예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과 하버드대학, 런던정경대에서 교편을 잡았던 저명한 경제학자다. 퇴임 후에는 학교로 돌아가거나 휴식기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남편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애컬로프 UC버클리대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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