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파워엘리트] 김현미 “세입자 눈물 삼켜봤다”… 정치인생 30년 ‘강골’

입력 2017-07-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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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왼쪽)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차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미 장관은 정치권에서 30년간 주요 요직을 지낸 3선 의원이다. 특히 집 없는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으로서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평가한다.

김 장관은 1987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평화민주당에서 정치에 입문해 새정치국민회의 정세분석실 부장,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자 시절 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2003년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언론비서관과 정무2비서관을 지냈다. 2007년 대선에서는 정동영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다.

2004년 열린우리당 공동대변인 당시 촌철살인의 어휘 선택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며느리가 하와이에서 출산한 것을 두고 ‘원정출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붙은 ‘수첩공주’라는 별명도 그의 작품이다. 미운털이 박혀 2008년 총선 낙선 후 당시 한나라당으로부터 10건이 넘는 고소·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도 유명하다. 2008년 김 장관은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1500만 원짜리 명품시계를 차고 있다는 발언으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았고, 1심을 거쳐 항소심에서 결국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는 판결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김 장관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11번)로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를 지역구로 해서 출마한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김영선 후보에게 밀려 낙선해 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 등을 지냈다.

19대 총선에서 절치부심 김영선 의원을 누르고 당선돼 재선했으며, 20대 총선(경기 고양시정)에서도 당당히 당선돼 3선 의원의 반열에 올랐다.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간사를 맡았고, 19대 국회에서는 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았으며, 20대 국회 첫해인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국회 예결위원장으로 지냈다. 여성으로서 헌정사상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대표 체제에서 비상대책위원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에는 선대위에서 미디어본부장을 맡았다. 최근 문 대통령의 아세안 특사 자격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함께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순방했다.

남편인 백장현 씨와는 평화민주통일 연구회 사무실에서 만나 결혼했고, 현재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고 있다.

김 장관은 결혼 당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단칸방 월세방살이로 신혼을 시작했고, 인사청문회에서 여전히 아파트 융자금을 갚고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현미 장관은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결혼 11년 만에야 겨우 경기도에 작은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전셋돈 인상 요구 때문에 여섯 번을 이사한 후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전세금 인상이라는 얘기만 들어도 가슴이 내려앉고, 무수한 아파트 불빛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키던 시절”이라며 “아직도 아파트 융자금을 갚고 있다. 아파트 한 채를 온전히 보유하지 못한 장관 후보자는 국토부 역사상 처음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매매·전세가격 상승, 월세 시장 확대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고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주거급여 수혜의 폭을 넓혀 가겠다”며 “특히 청년, 신혼부부에 대한 주거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주택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시장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 장관은 아들만 둘이다.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지난날 23일 공공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한 김 장관은 청년 입주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 아들도 28살, 24살 다 학생인데 학교 앞에 자취를 시켜 봤더니 월세, 용돈 등으로 한 달에 150만~200만 원은 나가더라”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의 고향 사랑은 특별하다. 취임 후 이달 1일 고향인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해 “어린 시절 자랐던 고향의 낙후된 지역을 살피며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환영 행사에 앞서 모친 신정순 여사와 함께 조부(김종문 제헌의원 지냄)와 부친(김병태 전 정읍시의회의장)의 선영을 참배하고 “고향 주민들의 성원에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김 장관은 2016년 ‘제13회 자랑스런 전북인 상’을 받았다. 공공부문에 선정된 김 장관은 전북 예산 확보에 조력한 공로였다. 김 장관은 전북 예산 확보 과정에서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송하진 전북 도지사를 비롯해 김승수 전주시장, 김생기 정읍시장 등 전북 14개 시군 단체장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전북 의원들도 예산 확보 과정에서 김 위원장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김 장관은 특히 새만금 동서·남북도로, 김제 과선교, 남원 지리산 산악철도 예산을 확보하는 데도 큰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국토부 첫 여성 장관이다. 국토부는 다루는 분야가 건설이 메인이다 보니 남성적인 색채가 강하다. 실제로 국장급에서 여성은 김진숙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이 유일하다. 본부 소속 과장도 4명에 불과하다.

5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고 발표하면서 “지난해 여성 최초로 국회 예결위원장을 맡아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며 “국토균형발전·도시재생·일자리 창출 등 개혁 과제를 추진할 최고 적임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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