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행동주의 투자자 압박에 굴복…24조 원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입력 2017-06-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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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롭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 네슬레 지분 1.25% 인수 이후 변화 촉구

세계 최대 식품업체 네슬레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높은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네슬레는 이날 200억 스위스프랑(약 24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이번 주 초 행동주의 투자자인 대니얼 롭이 이끄는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네슬레 주식 4000만 주를 약 35억 달러에 매입하고 나서 수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서드포인트는 네슬레 지분 1.25%를 인수한 가운데 자사주 매입과 포트폴리오 검토, 로레알 지분 매각 등 네슬레의 전면적 변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슬레는 서드포인트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자사주 매입 계획은 연초 시작된 자본구조 리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월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주 매입은 회사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며 소극적 입장을 보였다고 FT는 꼬집었다. 여전히 회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네슬라가 이미 이번 주 전에 증권당국으로부터 자사주 매입 승인을 받으려 했으며 지난 26일 결국 승인을 얻어내 이번 성명 발표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슬레는 글로벌 경제의 느린 성장세와 소비자 기호 변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달 초 네슬레는 지난해 9억 스위스프랑의 매출을 올린 미국 제과사업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들이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쓰기 시작한 가운데 시장에서도 경쟁사에 계속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네슬레 경쟁사인 유니레버도 올해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와 브라질 3G캐피털 산하 크래프트하인즈가 제안한 1430억 달러 인수·합병(M&A) 제안을 거절하고 나서 50억 유로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니레버의 움직임이 네슬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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