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실세 왕자, 계승서열 1위 됐다

입력 2017-06-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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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부왕세자가 21일(현지시간) 제1 왕위계승자로 올라섰다. 사진은 지난 5월 모하메드 부왕세자가 사우디 리야드에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왕정의 서열 2위이자 ‘실세’왕자로 통했던 모하메드 빈 살만 알사우드(31) 부왕세자가 제1 왕위계승자로 올라섰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자신의 친아들인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를 제1 왕위 계승자로 임명한다는 칙령을 내렸다. 충성위원회(Allegiance Council) 34명 위원 중 31명이 이를 찬성했다.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그간 계승서열 2위였으나 사우디의 주요 경제 사회 정책을 주도하는 왕실 직속 경제·개발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실제 왕자로 불렸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사우디 재정이 흔들리자 석유의존도를 줄이는 탈(脫)석유화 정책 ‘비전2030’을 내놓은 것도 모하메드 부왕세자였다. 비전2030은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우디의 경제·사회 구조를 2030년까지 바꾸겠다는 장기 개혁 계획이다.

그간 살만 국왕도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 면담에도 계승서열 1위 조카 대신 자신의 친아들 모하메드 부왕세자를 보내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살만 국왕의 조카이자 왕위 계승서열 1위였던 무하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 내무장관은 이날 칙령으로 모든 공적 지위가 박탈됐다.

사우디 국방부 장관직을 맡은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사우디 방문을 유치하고 대규모 투자 계약을 통해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 정립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앞서 지난 3월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란이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헤즈볼라와 같은 테러 조직을 지원하면서 영향력을 확장주의 정책을 편다는 인식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날 살만 국왕의 칙령으로 계승서열 1위에 올라서면서 모하메드 부왕세자의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영국 컨설팅회사 코너스톤 글로벌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가넴 누세이베는 이번 칙령에 대해 “모하메드 부왕세자에 있었던 장애물이 사라지게 돼 앞으로 더 자유로운 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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