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후 2년…중국은 지금

입력 2017-06-20 08:20수정 2017-06-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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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6월 2주년 맞아…무디스 신용등급 강등에도 평온 유지·부채 급증이 가장 큰 문제

중국증시와 위안화 가치 폭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차이나 쇼크’가 이달로 2주년을 맞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래한 워싱턴 정가의 혼란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대형 정치 이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결정이 빚고 있는 불확실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세계 금융시장을 혼돈 상태로 몰고 갔던 중국 이슈는 2년이 지난 지금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FT)가 분석했다.

시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차이나 쇼크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를 종합한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등에 상장된 다른 중국 기업 주가도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중국 본토증시 상하이종합지수도 지난 1년간 11.2% 상승했으며 올 들어서는 금융당국의 시장 단속 강화와 긴축 불안에 주춤하기는 했지만 2년 전과 같은 변동성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심지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달 말 28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지만 시장의 평온은 유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증시에 촉각을 곤두세울 일이 생겼다. 글로벌 뮤추얼펀드와 연기금 등이 추종하는 벤치마크 지수를 산출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20일 MSCI신흥시장지수에 중국증시 A주를 편입시킬지 여부를 결정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중국 경제성장 지속과 안정적인 정부 정책 등 긍정적인 이유를 들면서 투자자들에게 현지 주식 보유량을 늘릴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와 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될 부채 급증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잠재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도 부채 문제가 핵심이었다.

중국은 빚에 의존해 경제를 끌어올리면서 이미 산더미 같은 부채를 안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57%로, 미국을 소폭 웃돌았고 신흥국 평균인 184%보다는 훨씬 높았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를 더 걱정하고 있다. 2007년만 해도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152%에 불과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부채는 다른 어떤 주요 경제국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지속적인 증가세는 신흥 아시아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중국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단기 시중금리를 올리는 등 신용 팽창 억제에 나섰으며 정부는 지난달 말 위안화에 대한 통제 강화를 시사했다. 그러나 이런 억제책을 강하게 펼치면 경기둔화와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촉발할 수 있어 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헤지펀드 크레스캣캐피털의 케빈 스미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대다수 투자자는 중국이 괜찮은 상황이라는 점에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투자자들은 부채 문제 등 중국에 도사리고 있는 잠재적 버블을 실제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리스크에 너무 안일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은 우리 생애에 걸쳐 가장 큰 버블을 쌓아왔다. 이는 과거 다른 나라들이 혼란에 빠졌던 역사적인 수준을 이미 넘어선 상태”라고 강조했다.

스미스의 펀드는 올해 중국 주식펀드에 대해 ‘쇼트(매도)’ 포지션을 배로 늘렸으며 5월 이후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과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 등 개별 종목도 쇼트 포지션에 포함시켰다. 스미스는 “이들 종목은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중국 금융 불안정성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취리히 소재 자산운용사인 GAM의 지안 스 코르테시 아시아 주식 포트폴리오 대표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깨닫지 못하고 정부도 방관하고 있을 때 가장 큰 위기가 발생한다”며 “중국 정부는 현재까지 리스크를 아주 잘 관리하고 있지만 시장은 항상 그렇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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