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코앞인데…산업부 장관 인선은 ‘언제쯤’

입력 2017-06-1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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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인선조차 안돼…청문회 거치면 이달말 참석 불투명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이 속속 진용을 갖추고 있는 가운데, 통상ㆍ산업 등 실물경제를 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한미 정상회담이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데다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 분석과 철강 수입의 안보 영향 분석 조사가 진행되는 등 대외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산업부의 업무 추진 동력이 크게 약해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최강 정예군인 미국을 상대로 한 일전이 코 앞인데, 최전방 전투부대의 수장은 오리무중인 상황”이라며 “산업부가 잊혀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13일 미래창조과학부, 통일부, 농림축산식품부, 여성가족부 등 4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로써 모두 15명이 장관 후보자의 명단이 채워졌으나 산업부와 복지부만 인사에서 제외됐다.

이번 주에 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이 이뤄진다해도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한미 정상회담에 산업부 장관이 참석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산업부는 아직 청와대로부터 정확한 업무 지침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한국이 무역흑자를 많이 낸다며 연일 통상 압박을 높이고 있다.

급변하는 통상 환경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부에 무역과 통상 업무를 전담하는 차관급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만 선임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데 52일이 걸렸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한미 FTA 재협상이다. 미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이 내년 6월말을 기한으로 하고 있다는 점, 미 의회 중간 선거가 내년 11월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 공화당 정권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한미 FTA 재협상을 타결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러스트벨트 공략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승리요인 중 하나였기 때문에 내년 중간 선거 승리를 위해 일자리 창출, 무역적자 감소 등의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한미 FTA 재협상을 활용할 유인이 크다.

한 통상 전문가는 “최근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리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도 내년 중간 선거 이후에 의회 상하원을 계속 공화당이 장악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중간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하려고 할 것이 뻔한데, 한미 FTA 재협상이 나프타 재협상보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옵션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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