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앉는 자세가 인생을 바꾼다

입력 2017-06-08 10:4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김남우 김포공항 우리들병원 부장

카페에서 보면 사람마다 앉는 자세가 가지각색이다. 다리를 꼬거나 의자에 삐딱하게 기대는 등 각자가 편한 자세로 앉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바르지 않은 자세는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허리디스크’라고도 불리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우리가 흔히 듣는 척추 질병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기도 하고, 교통사고나 운동 중 외상으로 무리가 올 경우에도 발생하지만, 최근엔 잘못된 자세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구된 바에 의하면 누웠을 때 디스크 내 압력이 30킬로파스칼(kpa) 수준인데, 앉았을 때는 100kpa로 증가한다. 특히 바닥에 앉는 자세나 허리를 숙이고 앉는 자세에서는 최대 380kpa의 압력이 디스크 내로 전달된다.

압력이 커진 자세가 지속되면 디스크를 싸고 있는 섬유륜의 균열이 생기게 되고, 섬유막이 찢어지면 극심한 허리 통증이 유발된다. 또 찢어진 섬유막 사이로 수핵이 탈출돼 신경을 압박하면서 엉덩이나 다리 쪽까지 통증이나 저린 느낌이 오게 된다.

허리디스크 증상이 나타난다고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초기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면 찢어진 섬유막이 붙기도 하고, 튀어나온 수핵은 흡수되면서 호전될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자세 교정과 찜질 등의 가벼운 치료를 하면서 디스크의 압력이 줄어들기를 기다려볼 수 있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허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어릴 적부터 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이 평생의 척추 건강을 결정한다.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당 척추수술 환자가 298명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비만인구 비중보다 높은 수치이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겠지만, 서양인에 비해 좌식(坐式) 생활을 오래 하는 동아시아권 특유의 문화가 한몫하지 않았나 분석한다. 앉는 자세를 바꾸는 작은 실천으로 인생을 건강하게 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