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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인사이트] 그래픽 칩 업체 엔비디아, AI 반도체 강자로 떠오른 비결은?
입력 2017-06-02 07:33   수정 2017-06-02 08:37
GPU가 AI의 딥러닝에 요긴하다는 점 발견…게임기와 자동차 등에서 사물인터넷 시장 개척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AI 반도체 모듈인 ‘자비에르’를 소개하고 있다. 블룸버그

도요타와 아우디, 다임러그룹 등 쟁쟁한 자동차 기업은 물론 글로벌 전기자동차 분야의 선두를 달리는 테슬라와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반도체 메이커가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최근 이 회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바로 미국의 그래픽 칩 업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자사 개발자회의 기조연설에서 “현재 인공지능(AI)의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며 “딥러닝(Deep Learningㆍ심층학습) 알고리즘의 등장과 빅 데이터, 그리고 그래픽 칩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에 숨은 것은 AI 반도체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다는 자부심이다.

엔비디아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한테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유명한 업체다. 지난해 회사 매출의 약 80%인 15억6000만 달러(약 1조7500억 원)를 GPU가 차지했다.

여전히 엔비디아 매출은 전체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인 인텔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AI와 이를 바탕으로 한 사물인터넷(IOT)에서 엔비디아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지난달 도요타는 자율주행차량 개발 가속화를 위해 엔비디아와 손을 잡기로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엔비디아가 GPU를 통해 축적한 기술을 AI 반도체에 응용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이처럼 AI 전용 반도체로 눈을 돌리는 것은 위기감 때문이다. 이전에는 어떤 PC에도 그래픽 칩이 탑재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가 그래픽 기능을 통합하고 있다. PC에서 3D 그래픽을 사용한 게임을 즐기기에는 부족하지만 사무실 용도로는 충분하다. 결국 최근에는 그래픽 칩을 탑재하지 않은 PC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PC 시장 그 자체도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PC 용도로만 한정하면 엔비디아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엔비디아는 이에 두 시장의 개척을 노렸다. 하나는 모바일, 다른 하나는 ‘고성능 컴퓨팅(HPC)’ 용도의 하드웨어다.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했던 모바일 프로세서인 ‘테그라’를 내놓았지만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밀리고 삼성전자와 애플 등은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를 썼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설 곳은 없었다.

그러나 HPC 분야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GPU에서 3차원 그래픽을 처리하려면 대량의 산술연산이 필요하다. GPU 업체들은 더 나아가 이런 특징을 이용해 그래픽 칩이 다른 일반적인 용도에도 쓰일 수 있도록 ‘범용그래픽처리장치(GPGPU)’를 개발했다. GPGPU는 초기에 적절한 용도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AI 중에서도 딥러닝은 학습 단계에서 대량의 산술연산을 요구로 하며 이는 GPGPU의 강점이다.

이에 엔비디아는 AI용으로 GPGPU를 발전시켰다. 쉽게 말해서 엔비디아의 그래픽 보드 제품이 그대로 AI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용도로 쓰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하드웨어 성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단순히 보드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용 PC와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실행 환경에서 대응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AI 반도체에서 엔비디아가 정상을 달리게 된 배경이다.

모바일용으로 개발된 테그라도 스마트폰에서 실패했지만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닌텐도의 올해 히트작인 게임기 스위치는 ‘테그라X1’을 채택하고 있다. 그래픽 처리 기능이 강조되는 게임기의 특성 때문.

또 엔비디아는 AI가 내장된 소형 보드인 ‘젯슨’과 자율주행자동차 플랫폼인 ‘드라이브PX’ 등에서도 테그라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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