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에 대한 반감과 갤럭시S8의 성공

입력 2017-04-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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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록 산업1부 기자

지난 14일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삼성 서초사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 특공대가 수색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삼성에 대한 반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난해부터 온 국가를 들쑤신 ‘최순실 게이트’에서도 삼성은 자유롭지 못하다. 재판에서 결론이 나오겠지만,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감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에 대한 반감과 회사 실적은 비례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9조9000억 원이라는 영업이익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가도 연일 최고치이다. 지난 7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8’과 ‘갤럭시S8+’는 이틀 만에 55만 대를 넘기더니, 6일째 되는 날에는 72만8000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반감 속에서도 승승장구(乘勝長驅)하는 까닭은 기술력과 제품력에 기인한다. 갤럭시S8은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갖추었고, 베젤을 줄여 디자인도 뛰어나다. 특히 갤럭시S8은 삼성전자가 지금껏 내놓은 스마트폰 중 안전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쓴 제품이다.

삼성의 기술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이제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 청문회에서 “앞으로는 저 자신을 비롯해 (그룹의) 체제를 정비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대관 부서를 없애는 등 과거와의 단절을 시도하고 있다. 정경유착으로 얼룩졌던 지난날을 깨끗이 씻어 내겠다는 의도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직원수만 9만 명에 달하고, 전 세계 곳곳에 법인을 갖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거래하는 회사의 수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해 당사자가 많은 만큼, 다툼의 소지도 크다. 그래도 사랑받는 기업이 되려는 동력을 놓치면 안 된다. 세계 1등 스마트폰, TV,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사랑받는 기업, 윤리적인 기업 1위에도 이름을 올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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