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강달러는 끝났다”…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

입력 2017-03-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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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달러 가치는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트럼프 랠리 상승분을 거의 다 반납한 것이다. 같은 날 옵션거래에서는 투자자들이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에 대해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달러가 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집권 2개월째가 되어서도 구체화된 것이 없는데다 그의 친성장 정책들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일부 투자사는 달러 약세에 베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UBS 자산운용사업부는 이날 유로대비 달러 매도를 권고했으며 세계 2대 환율 트레이딩 업체 JP모건은 투자자들에게 단기간 달러 강세 베팅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콘스탄틴 볼츠 UBS 환율 전략가는 “달러 매도가 더 설득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11월 트럼프 승리 후 이어졌던 달러 강세 컨센서스가 미국 행정부의 정책과 그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조금씩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UBS는 유로·달러 환율이 향후 6개월 1.1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07달러대이다. 같은 기간 달러·엔 환율은 110엔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3.8% 하락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달러 가치는 오히려 더 하락했다.

옵션 시장에서도 유로·달러 환율의 1년물 리스크 리버설은 시장이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낮게 점치면서 급락했다. 즉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약세를 점치는 관측이 약해졌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이유로 달러·엔 1년물 리스크 리버설은 상승했다. 리스크 리버설은 콜옵션과 풋옵션의 변동성 차이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은 “올 들어 우리가 확인하고 논의한 달러 가치의 방해 요소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제적 모멘텀과 달러에 부정적인 워싱턴발 리스크, 글로벌 리플레이션 등인데 이 같은 요소들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만들어진 달러 포지션은 완전히 나사가 풀린 것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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